“똑같은 전술 고집… 브라질 월드컵 반성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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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 참패 원인 분석 백서 발행… 스태프-선수-임원 47명 인터뷰 토대

대한축구협회가 9일 2014 브라질 월드컵 참패에 대한 뼈아픈 반성을 담은 백서를 발행했다. 326쪽 분량의 백서는 아시아 3차 예선부터 본선 종료 때까지의 문제점과 실패 원인에 대한 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수, 지원스태프, 협회 임원 등 47명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했다. 백서가 꼽은 실패 원인은 명백했다.

▽전술 유연성 부족=한국은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4-2-3-1 전형 등 같은 전술을 고집했다. 경기 때마다 다른 전형을 구사하는 상대팀과 달랐다. 교체 선수 투입 때도 전술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새로 투입된 선수도 교체되는 선수와 성향이 대체로 비슷했다. 최전방 공격수도 박주영(서울)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체력 향상 실패=선수들 간에 서로 다른 체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이 부족했다. 월드컵 전에 보통 4경기 정도 평가전을 치르는 것과 달리 2번의 평가전만 가졌던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

▽상이한 목표 인식=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전부터 조별리그 통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적으로 목표는 통일되지 않았고 제각각이었다. 목표를 8강으로 알고 그에 맞춰 훈련 시스템을 진행한 팀원도 있었다. 명확하게 공유되지 않은 목표로 선수단은 혼란을 겪었다.

▽베테랑 선수 부족=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의 박지성(은퇴)처럼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졌다.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5.9세로 2006년 독일(26.4세), 2010년 남아공(27.7세)보다 어렸다.

▽베이스캠프 선정 실패=베이스캠프를 차린 브라질 남부의 포스두이구아수의 날씨는 쌀쌀한 늦가을 날씨였다. 브라질에 입성하기 전 훈련했던 미국 마이애미와 러시아와의 1차전이 열린 쿠이아바는 30도를 넘을 정도로 무더웠다. 온탕, 냉탕, 온탕을 오간 셈이다. 이동거리도 5152km로 H조 4개국 중 가장 길었다.

▽잦은 감독 교체=홍명보 감독 이전에 두 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총 3명의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이 때문에 일관된 전술을 구사하지 못했고, 조직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축구협회는 “백서 제작 과정에서 나온 개선 사항을 이미 실무에 반영해 2015 호주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 등 대표팀 운영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다”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대한축구협회#월드컵#백서#전술#체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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