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 진시황도 탐낸 ‘전설의 초재’ 황칠나무 대중화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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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CEO]100% 발효 순액 ‘장보고’ 등 건강기능식품 선보여

이근식 이사장
이근식 이사장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원했다. 신하들에게 천하를 뒤져 불로초를 구해오게 했다. 그중 ‘서복(徐福)’이라는 신하가 제주도에까지 와서 찾은 전설의 불로초가 ‘황칠나무’다. 조선의 실학자 이익의 저술인 ‘성호사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황칠나무는 당뇨와 성기능 강화, 간 기능 개선 효과 등이 확인된 식물이다. 오리발 모양처럼 생긴 잎사귀를 가진 황칠나무는 병을 가져가는 만병통치약이란 의미와 함께 ‘나무인삼’으로도 불린다. 최근 다양한 질병 예방과 치유에 황칠나무의 탁월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그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이사장 이근식·www.hwangchil.com·061-363-9192)은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황칠나무를 이용한 천연건강식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이하 서황협)은 국내 최초의 황칠협동조합으로 전남 곡성군 생물방제연구원 내에 입주해 있다. 전남대 지연태 교수팀이 발명한 ‘황칠나무 원액 및 발효액 제조방법’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을 이전받아 황칠 고유의 지표물질과 유효성분을 최적화시킨 100% 발효 순액을 직접 제조해 선보이고 있다.

미생물 이용한 발효공법으로 제품 제조

서황협은 황칠나무 집하 배양 살균 가공 포장 유통 일관시스템을 구축하고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등 가공제품 생산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황칠 진액과 황칠 음료, 황칠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 전통식품을 비롯해 황칠 비누 스프레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서황협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공법을 통해 벤처 인증을 받으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어 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 ISO9001과 ISO14001 인증을 차례로 획득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미생물 적용 발효 공법을 통해 생산된 ‘장보고 발효 황칠 순액골드’를 출시했다. 장보고 발효 황칠 순액골드는 엄격하고 까다로운 생산공정을 거친다. 서남해안에서 10년 이상 된 황칠나무를 채취해 나무의 잎과 줄기, 목질부, 뿌리 등을 선별한 원료를 음지에서 12일간 건조시키는 작업을 거친다. 그 뒤 미생물을 이용해 종균을 투입한 후 배양하며 살균과 침지, 발효, 추출, 포장까지 무려 12개 공정으로 마무리된다.

서황협은 건강기능식품 외에 황칠제품 체인사업, 천연도료 및 천연물신약, 치유센터 및 재배 가공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멸종 위기서 부활한 ‘야생의 신비’ 황칠나무

황칠나무는 국내 고유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200년간 멸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가 전남지역에서 자생지가 발견되면서 최근 조명 받고 있다.

황칠나무는 예로부터 채취와 정제법 등이 까다롭고 구하기 어려워 최고급 천연약재로 왕실에 진상되던 귀한 국산 자원이다. 전남지역에는 현재 황칠나무를 재배하거나 자생하는 면적이 2000ha에 이르러 전국 재배 면적의 99%를 차지한다.

여수와 순천 벌교 보성 고흥 녹동 장흥 강진 진도 완도 해남 함평 신안 무안을 비롯해 제주 서귀포에 이르기까지 농장이 조성돼 있다. 조합은 전국 최고의 황칠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황칠자원 조성 확대와 제품 개발, 산지 유통시설 확충 등을 통해 산업화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서황협 이근식 이사장은 황칠나무의 끊어진 맥을 복원하고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황칠나무는 농수산물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경쟁력 있는 토종 자원”이라며 “황칠나무를 세계적으로 귀한 우리 자원으로 잘 가꾸고 보급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 국내 신작물 활성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의정대상 & 창조경영 대상’에서 혁신 경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이 이사장이 혁신적인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장인정신을 담아 국내 고부가가치 산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과 브랜드 특성화 선도에 기여한 결과다.

이 이사장이 꼽는 황칠나무의 가장 큰 효능은 항암과 면역력 증강이다. 이밖에도 숙취 해소와 원기 회복, 간세포 보호, 변비 치료 등을 꼽았다. 황칠나무의 학명 ‘덴드로파낙스 모비페라(Dendropanax morbifera)’를 풀이해 보면 수긍이 간다. 그리스어로 덴드로는 ‘식물’, 파낙스는 ‘만병통치약’, 모비페라는 ‘병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학명으로 본 황칠나무는 ‘야생의 만병통치 약용식물’이라는 의미다. 그동안 60여 건의 논문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황칠나무가 항암 작용과 면역력 증강, 간 질환과 당뇨 치료, 가래기침을 줄이는 진해거담 효과, 신경 안정 등의 효능이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야생의 신비’를 부활시킨 이 이사장은 황칠나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약리적 효능뿐 아니라 안식향을 주는 관상수로서의 기능적 측면을 알리는 데에도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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