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기일(忌日)날 돌아온 오빠…국군 전사자 64년만에 가족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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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서 전사한 고 김영탁 하사의 유해가 64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긴다고 국방부가 27일 밝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 정선과 강릉 일대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전사한 김 하사의 여동생인 경남 씨(84·경북 청도군 거주)에게 전사자 유해와 신원확인통지서, 국방부 장관의 위로패, 유해수습 때 관을 덮은 태극기, 인식표 등 유품을 28일 전달할 계획이다.

군 유해발굴단은 2013년 9월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일대에서 주민의 제보로 7구의 6·25 전사자 유해를 발굴했다. 당시 현장에선 유해와 함께 한국군을 의미하는 ‘K’와 군번 ‘1136180’이 새겨진 스테인리스 재질의 인식표, 버클, 단추 등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유전자(DNA) 감식 작업으로 발굴 15개월 만에 김 하사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북 청도 출신으로 1950년 9월 20일 입대한 김 하사는 이듬해 1월 15일 국군 9사단 29연대 소속으로 강원 정선과 강릉 일대에서 적을 교전을 벌이다가 전사했다. 정부는 김 하사의 전공을 기려 1954년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여동생 경남 씨는 “오빠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설 명절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게 됐다”며 “내 생전 오빠를 현충원에 모실 수 있게 돼 가슴에 담았던 한을 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 당국이 김 하사의 신원확인통지서를 전달하는 28일은 유족들이 64년간 김 하사의 기일(忌日)로 제사를 지내던 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국방부의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2000년부터 시작돼 15년간 8477구의 국군전사자 유해를 발굴됐다. 이중 신원이 확인돼 유족에게 전달된 유해는 김 하사를 포함해 100구에 불과하다.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현재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6·25 전사자 유족은 약 3만 명으로 미수습된 전사자 유해 13만구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유족들의 적극적인 유전자 시료채취 동참을 당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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