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안면도 개발 난기류… 24년만에 다시 원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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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퍼시픽컨소시엄 사업포기 밝혀… 충남도, 외국인 투자유치 등 재검토

올해 본격 추진 예정이었던 충남도의 안면도(태안군) 관광지 개발사업이 또다시 무산됐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2009년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가 열렸던 태안군 안면읍 일원에 외자 3334억 원을 포함해 모두 1조474억 원을 들여 국제적인 수준의 관광지를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 24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박정주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우선협상자인 인터퍼시픽컨소시엄에서 사업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당초 개발계획과 전면 배치되는 개발계획안 변경을 요구해와 법률 검토를 벌인 결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은 12일자로 우선협상대상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후순위 협상대상자인 대림오션캔버스컨소시엄도 마찬가지로 법적 지위를 상실했다. 공모 당시 조건으로는 참여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수준의 해양관광지’ 건설을 목표로 1991년 시작한 이 사업은 24년 만에 다시 원점 수준에서 재검토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은 2006년 12월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탈락업체의 소송으로 사업 추진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2013년 말 승인 고시된 변경안을 토대로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도 소유 용지에 대한 감정평가와 특수목적법인 설립, 본계약 등의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면 올해 말쯤 관광지 개발사업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이 계획안은 해안사구와 송림, 구릉지, 산림유전자원보호림, 야생동식물보호구역 등 안면도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충분한 녹지공간 확보(40%), 7층 이하 건축 등 친환경 관광지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컨소시엄은 총사업비 1조474억 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었다. 1단계(2015∼2016년)는 전체 면적의 72%를 골프장 지구와 해변지구로 개발하고, 2단계(2017∼2018년)로 기업연수원 지구를 개발하는 내용이었다. 3단계(2019∼2020년)는 테마파크 지구 조성사업이었다.

하지만 컨소시엄 측이 지난해 7월 골프장과 콘도 조성을 주 내용으로 하는 1단계 사업만 추진하고 2, 3단계 사업은 포기하겠다는 뜻을 충남도에 전달했다. 원형으로 보존하는 지역은 매입대상에서 제외하고 이행보증금은 공사이행보증서로 대체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박 국장은 “일괄(종합)개발과 관광지 편입 토지 전부 매입, 투자 이행보증금 2000억 원 제출 등의 당초 공모 조건을 사실상 이행할 수 없다는 뜻으로밖에 해석하기 어려웠다. 중요한 개발방식의 변경은 재량권의 남용과 특혜 시비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 충남도 다각적으로 재검토 시작

이 사업이 추진 단계에서 좌절된 건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사업자 선정 실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변경, 그에 따른 행정소송, 환경 파괴 우려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번번이 무산됐다.

충남도는 1997년부터 2001년 6월까지 직접 및 공영개발을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2003년에는 알나스르사가 전체 부지를 개발하기로 투자협약을 맺었으나 투자 지연과 투자 이행금 미납으로 해지됐었다. 박 국장은 “그동안 공영개발과 민간투자 개발 방식 모두 실패했다. 중국 관광객 등 외부 수요와 외국투자 자본, 주민의 여망, 안면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감안해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관광지 개발의 기대감에 한해 한해를 보낸 게 벌써 24년”이라며 “이제까지 사업자 선정 한번 제대로 못한 충남도의 지역 개발 능력에 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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