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金실장, 할일 조금 더 남아”… 3인방에는 ‘무한 신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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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의미 반감된 개편]
‘靑3인방’ 역할조정만… ‘왕실장’ 김기춘 거취는…
국정기획→정책조정수석실로

23일 단행된 청와대 인적 쇄신은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거취와 관련해 “여러 당면 현안을 수습하고 나서 결정하겠다”며 ‘시한부 유임’ 의사를 밝혔다. 자신의 최측근 비서관 3인방과 관련해서는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기자회견 이후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박 대통령이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쇄신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내부 안정’이었다. 대신 일반적 예상을 깨고 국무총리직 교체와 함께 신속하게 청와대 조직 개편을 하면서 인사 템포는 예전보다 빨라졌다.

○ 김 실장은 ‘당분간 유임’, 3인방은 ‘역할 조정’

‘1·23 쇄신 조치’에 김 실장의 이름은 없었다. 김 실장의 거취를 두고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윤두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김 실장이) 조금 더 할 일이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소폭 개각과 대통령정무특보단 인선, 청와대 비서관 인사 등이 마무리되면 물러날 것이라는 의미였다. 이르면 다음 주말경 인선 발표와 함께 퇴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후임자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김 실장을 대체할 인물을 찾지 못해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에서도 “김 실장의 후임 인선은 손에 잡히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3인방’은 역할 조정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무한 신뢰’를 확인받았다. 제1, 제2부속비서관실이 통합되면서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1인’이 됐다.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각 부처의 정책 홍보를 총괄 조정하며 집권 3년 차 부처 장악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역할도 인사위원회에 배석하지 않을 뿐 달라진 게 없다. 이번 개편에서 언론담당 비서관인 춘추관장에 전광삼 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내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비서실의 개편이 국민을 향한 것인지, 박 대통령의 ‘내 사람 지키기’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정책 조율 기능 강화, 내부 안정에 ‘방점’


청와대 조직은 큰 변화가 없었다. 국정기획수석실이 정책조정수석실로 개편된 게 전부였다. 집권 3년 차 정책 조율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국정과제가 모두 정리된 만큼 정책 조율을 통해 실질적 정책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행정조직 분야 전문가인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물러나고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정책조정수석으로 발탁됐다. 정책 조율의 방점이 경제 활성화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행정고시 10회 출신인 현 정책조정수석은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 여성부 차관, 대통령경제수석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맡았다.

김 실장의 국회 출석 지시를 어기고 사표를 던진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후임에는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승진, 발탁됐다. 사법시험 29회인 우 민정수석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검사 출신이다. 우 민정수석은 내년 총선 출마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정수석이 또다시 ‘단명’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미래전략수석은 조신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연구원장이 임명됐다. 경제학자이면서 하나로텔레콤 사장, SK브로드밴드 사장 등을 지낸 정보통신 전문가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핀테크(FinTech)가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조 원장의 전문성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3인방#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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