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환율하락에 ‘속수무책’…실속없는 장사 언제까지?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월 23일 15시 08분


코멘트
지난해 판매 전략 차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현대자동차가 4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현대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고도 원화강세와 초엔저 등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89조2563억 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이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다. 그 배경에는 제네시스와 그랜저, 쏘나타 등 신차들의 좋은 반응이 한몫했다. 또 중국 3공장과 터키공장을 증설하면서 생산량도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2% 하락한 7조5500억 원에 머물렀다.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IFRS 반영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8.5%에 그쳤다.

이 같은 현대차 실적은 원화 강세를 비롯해 신흥국 통화 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원·달러의 경우 2013년 1092.8원에서 지난해에는 1055.2원으로 떨어졌고,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50% 이상 하락하면서 원화로 환산했을 때 이익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러시아 자동차 판매가 10.3%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17만9631대로 전년보다 1%대 하락으로 막았다. 그렇지만 현지 매출은 13.3% 급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 헤알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현대차 브라질 시장 매출 역시 5.1% 감소한 2조2630억 원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부정적인 판매실적을 전망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늘어나고,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시장도 관세인하와 환율 효과로 경쟁력이 강화된 수입차업체들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1.8% 증가한 505만대로 설정했다.

현대차 이원희 재경본부장(사장)은 “올해는 중국 4, 5공장을 조기 착공해 선제적인 성장기반을 만들겠다”며 “브랜드 가치 함양, 품질개선 등 질적 성장을 완성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설립될 4공장을 올해 2분기에 착공해 내년 상반기에 완공한 뒤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충칭시에 들어서는 5공장은 올해 3분기에 공사에 착수, 2017년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이 본부장은 “중국의 4, 5공장 예정지는 상당히 중요한 지역으로 앞으로 수요가 늘어나면 증설하는 것을 감안해 투자할 계획”이라며 “폴크스바겐, 지엠과 선두 경쟁을 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연비개선을 위한 파워트레인 개발 등에 4조 원, 국내 공장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에 2조 원 등 총 11조2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 차세대 미래형 스마트카, 친환경 차량 개발등에 주력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