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前연변대 총장 “중국인, 우린 왜 윤봉길 같은 분 없냐며 개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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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민 前연변대 총장, 中의 한인독립운동 글 모아 책 펴내

“40여 년 한국 문학을 연구하면서 지금처럼 흥분되기는 젊어서 신채호 선생을 연구할 때와 박사 학위 논문 준비로 ‘북학파’를 만날 때 이후 3번째입니다.”

중국인들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한인들의 독립운동에 대해 쓴 글들을 모아 ‘중국 현대 문학과 한국’ 총서 10권을 발간한 김병민 전 연변대 총장(65·사진)은 이렇게 기쁨을 나타냈다. 김 전 총장은 총서를 주중 한국문화원에 기증했다.

김 전 총장은 “식민지 시대 일제의 탄압과 감시 때문에 한반도의 지식인들이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이 중국 문학 작품에 오히려 생생히 담겨 있다는 것에 놀라 작업을 시작했다”며 “중국에는 왜 윤봉길 의사 같은 분이 없는지 개탄하는 중국인들의 시를 보면서 나라 잃은 비통함을 함께 느끼는 역사적 문화적 연대의식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의 작업은 한중 문화교류의 초석을 다지는 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우선 한족 학자인 사회과학원 리춘광(李春光) 교수와 연변대 최일 교수, 수원과학대 김재욱 교수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한중 합작품이다. 연변대 ‘과(跨)문화연구중심’ 이사장도 맡고 있는 김 전 총장은 지린(吉林) 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총서 발간을 주도했다.

특히 윤봉길 의사 관련 단편소설 1편, 희곡 3편, 시 3편, 산문 4편 등 11편이 처음 공개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 거사 직전 윤 의사의 인간적인 갈등과 가족에 대한 사랑 등도 곡절하게 담겨 있다.

김 전 총장은 “일부 작품은 중국 사회주의 정부 수립 후 달라진 시대 상황 때문인지 내용이 바뀐 것도 있다. 이번 총서에서는 모두 과거 원문만을 찾아 모았기 때문에 자료적 의미에서도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병민#중국 현대 문학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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