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이민호 “중국에서의 인기에 할리우드 제의도 왔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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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28)의 이름 앞에는 늘 ‘한류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2013년 SBS 드라마 ‘상속자들’ 이후 국내 작품 활동이 없었지만 “지난해 쉬었던 날은 딱 사흘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가 스크린 주연 데뷔작으로 유하 감독의 ‘강남 1970’을 택했다는 사실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1년 중 광고 스케줄만 170일을 소화하며 시간절약을 위해 전세기를 타는 한류 왕자에겐 수컷 냄새 풍기는 시대극보다 풋풋한 로맨스 물이 더 쉬운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강남 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2004년) ‘비열한 거리’(2006년)에 이은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판이다. 서울 강남 개발이 시작되던 1970년대를 조명한 이 영화에서 이민호는 고아 출신으로 넝마주이 생활을 하다가 강남 개발 이권 다툼에 맨 몸으로 뛰어드는 조직폭력배 종대 역을 맡았다. 그는 “현재의 강남 남자 느낌을 가진 배우가 아무 것도 없던 시절의 강남으로 가서 연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했다.

-10대 여성 팬이 많은데 남성적 색이 강한 청소년불가 영화를 선택했다.

“20대 후반은 배우로서 색깔을 가져야할 시기라고 봤다. 이미지를 고려하면 로맨틱 코미디나 오락 영화를 택했겠지만 생각해왔던 것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강남 1970’은 내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 담긴 영화다.”

-혹시 그동안 배우 아닌 하이틴 스타로만 비춰지는 게 아쉬웠나.

“연기가 더 부각되고, 배우로서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기다리길 잘 했다 싶었다. 원하는 배역을 맡았을 때 억지스럽거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면 안 되지 않나.”

-유하 감독은 권상우 조인성 등 남자 스타를 배우로 만드는 연출자로 유명하다.

“고등학교 때 ‘말죽거리 잔혹사’를, 20대 초반에 ‘비열한 거리’를 재밌게 봤다. 남자 배우로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영화를 하려고 마음먹은 순간 타이밍 좋게 감독님을 만났다.”

-영화 초반 넝마주이로 나왔다. 스크린으로 보니까 어땠나.

“솔직히 좀 뜨악했다.(웃음) 많이 준비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거지처럼 보이는 느낌은 못준 거 같다.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감독이 연기에서 특별히 주문한 게 있나.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함을 강조했다. 감독님은 ‘의식주’에 대한 얘길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를 느와르로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과 살수 있는 집, 따뜻한 밥 한 끼, 가장으로서 식구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은 종대의 마음을 느끼려고 했다. 그리고 종대가 느꼈을 미래에 대한 불안, 출구 없는 인생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영화 속 종대처럼 살면서 그렇게 불안했던 시절이 있었나.

“20대 초반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 ‘꽃보다 남자’ 출연 전까지는 흑역사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진 않았지만 그 때 꿈은 빨리 밴을 타는 거였다. 그 나이에는 밴이 성공한 연예인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지금은 밴을 타지 않는다. 숨 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영화가 개봉 전 북미를 포함해 13개국에 판매됐다. 할리우드에 진출할 계획은 없나.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할리우드에서도 작품 제안이 왔다. 그러나 원래 할리우드를 목표한 것도 아니고 아직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다. 배우로서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좀 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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