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난 막내의 꿈을…” 아들 모교에 3억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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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못 이룬 꿈, 후배들이 이루게 돕고 싶습니다”

20일 한국해양대 본관 회의실에서 박신환 스파크인터내셔널 대표(60)가 대학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이날 대학 측에 3억 원의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장학금 이름은 ‘제이슨 박(Jason Park)’.

제이슨은 2011년 세상을 떠난 박 대표의 막내아들 이름이다. 제이슨은 한국에서 태어난 뒤 영국에서 초등학교를, 캐나다에서 중·고등학교를 보냈다. 활달한 성격으로 고교시절 학교 럭비부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영국 브리스톨대에 입학해 1년 간 법학을 공부하다 “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 조언을 따라 스무 살이던 2008년 3월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에 입학했다. 제이슨은 이곳에서 글로벌 해양 리더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갔다.

1년 뒤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간 제이슨은 두 대학에서 받은 학점을 인정받아 존스홉킨스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2011년 3월 집에서 자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정지로 뇌사상태에 빠졌다.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박 대표는 시신 기증 의사를 삼성의료원 측에 밝혔다. 무려 74명의 환자가 제이슨의 여러 장기와 조직 등을 이식 받았다.

박 대표는 장학금 기증식에서 “아들이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어받아 ‘해양 강국’의 리더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해양대는 고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박 대표에게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대학 측은 매년 학생 1명을 선발해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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