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에세이/이학모]소통을 당부하는 새해 편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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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모
소통(疏通)은 첫째, 말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거나 둘째, 뜻이 잘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차량이 원활하게 쌩쌩 달릴 수 있을 때 “소통이 잘된다”고 말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지요. 이처럼 정치인과 국민의 소통도 잘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난해 말 동아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 활성화(49.1%)였습니다. 최근 경기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겠지요. 그 다음은 바로 국민과의 소통 강화(26.4%)였습니다. 올해 들어 한 설문 조사기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데 그 이유가 소통 미흡 때문(19.0%)이라고 하더군요.

요즘 정치인들은 툭하면 ‘국민과의 소통’이란 말을 씁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소통이 실제로는 국민이 아닌, 주요 정치인이나 사회지도자, 정부, 특히 대통령과의 소통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면 먼저 자기들부터 소통하길 바랍니다. 여야 간의 소통도 버거워하면서 남의 소통 부재만 탓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국민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복지,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민생 법안을 방치하면서 당파 싸움을 벌이면 ‘칠삭둥이’ 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국민은 여야가 화합해 만든 온전한 법을 원합니다. 제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지 마십시오.

높은 지위를 이용해 국민에게 호통치는 정치인을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원한다면서 차마 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그런 행동은 국민과 담을 쌓는 결과로 이어질 겁니다.

몇몇 정치인은 이 추운 날씨에도 노인복지관 등을 돌면서 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희망은 남아 있다고 말이지요. 국민에게는 선거 때만 정치인의 악수와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국민이 아플 때도 그 위로가 필요합니다. 정치인의 진심 어린 위로가 때로는 수심 깊은 국민의 얼굴을 웃게 해 줄 수도 있지요.

대통령도 국민과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이 적다고 할 때도 대통령이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지도자급 정치인과의 소통이 적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국민과 소통을 덜 한다는 뜻이지요. ‘대통령의 소통 부족’이란 말을 이제는 그만 들었으면 합니다.

서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소통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서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생활을 들여다보며 애로 사항을 듣고 찾아내 정부 정책에 반영하고, 그 결과 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것이지요. 대통령은 국민의 걱정과 근심에 늘 귀를 기울여 들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밝고 환한 미소를 안겨 줘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과의 소통이 아닐까요.

이학모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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