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정 ‘생애 가장 맛있는 저녁 식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23득점 올스타전 첫 MVP 수상 “평소보다 더 많이 먹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즐기려고 나왔어요.”

18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앞서 국민은행 강아정(26·사진)은 흥에 흠뻑 취했다.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채 박수를 계속 치던 강아정은 “평소 잘 웃지 않는 스타일인데 국민은행의 홈인 청주에서 팬들의 노란색 응원 물결을 보고 있으니 더 즐겁고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강아정 눈에는 신지현(20·하나외환)과 홍아란(23·국민은행) 등 어린 후배들이 올스타전의 주인공 같았다. 그래서 후배들이 옆을 지날 때마다 “예쁘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건넸다. 강아정은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얼마나 농구도 잘하냐”며 “저절로 ‘귀엽다, 예쁘다’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이 끝난 뒤 주인공 자리에는 강아정이 서 있었다. 남부선발 베스트5로 뽑혀 선발 출전한 강아정은 23점(3점슛 5개 포함)과 4도움을 올리며 기자단 77표 중 64표를 얻어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1쿼터 첫 3점슛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강아정은 2쿼터엔 무려 18점을 쓸어 담았다. 스스로도 많은 점수를 올렸는지 모르고 뛰었다. 강아정은 “상대 팀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고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지니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공격하라고 주문하셨다”며 “경기 전 3점슛 콘테스트에서 슛 감이 좋지 않았는데 몸이 나중에야 풀렸다”고 했다.

강아정은 경기 뒤 태어나 제일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다.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는 강아정은 “선후배들이 전부 한턱 쏘라고 해 받은 상금보다 돈이 더 많이 들 것 같다”며 “팀이 4연승 중인데 그 분위기를 이어나가도록 오늘을 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강아정의 활약으로 남부선발(삼성, 신한은행, 국민은행)은 중부선발(우리은행, 하나외환, KDB생명)을 접전 끝에 97-94로 꺾었다.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3만2914표를 얻어 2009∼2010시즌 김은혜(전 우리은행)가 세운 올스타전 역대 최다 득표(3만2515표) 기록을 갈아 치운 변연하(35·국민은행)는 올스타전에 앞서 자신의 기록을 깰 후배로 신지현을 지목했다. 변연하는 “어린 나이인데도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팀 공헌도도 높은 데다 얼굴도 상당히 예쁘게 생겼다”며 “신지현이 나중에 제 기록(올스타전 최다 득표)을 깰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청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