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운 손흥민 “한솥밥 동료도 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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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1위 걸린 호주전 골사냥 특명
상대 공격수 크루즈, 레버쿠젠 소속 팀내 주전경쟁선 孫이 앞서고 있어

한솥밥을 먹었는데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손흥민(23)과 호주의 로비 크루즈(27) 얘기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소속인 둘은 17일 오후 6시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 A조 마지막 경기의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 졸전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을 투입할 것은 확실하다.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호주전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현재 대표팀 공격수 중 ‘믿을 맨’은 손흥민밖에 없기 때문이다. 쿠웨이트전이 끝난 뒤 “우리는 이제 우승후보가 아니다”고 말하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질타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강력한 우승 후보 호주를 잡으면 충분히 정상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맞서 2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간단하게 2승을 챙긴 엔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감독은 “다른 선수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전에서 ‘빅리거’ 크루즈를 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득실에서 한국에 5골이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호주지만 한국에 패할 경우 조 2위로 내려앉아 8강에서 B조 1위와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크루즈는 소속 팀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주전 경쟁을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손흥민이 앞서 있다. 올 시즌 손흥민은 리그와 컵 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17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린 반면 크루즈는 7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는 크루즈가 더 잘나가고 있다. 크루즈는 13일 열린 오만과의 2차전 때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어 4-0 완승에 한몫했다. 최전방 공격수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과 오른쪽 공격수 매슈 레키(24·잉골슈타트)가 상대를 흔들어준 덕분에 크루즈는 한결 쉽게 골 사냥에 나설 수 있었다. 반면 10일 오만과의 1차전에 출전했던 손흥민은 상대 수비라인을 흔드는 역할에 치중하느라 골을 넣지는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골을 넣어야 한국 축구가 산다. 손흥민으로선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골까지 넣어야 할 상황이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C조 이란-UAE도 8강 확정

한편 15일 벌어진 아시안컵 예선 C조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바레인을 2-1로, 이란이 카타르를 1-0으로 물리치고 각각 2연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란과 UAE는 19일 조 1위를 놓고 다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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