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 “관객의 귀 열어, 클래식 눈뜨게 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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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향 지휘봉 잡은 금난새씨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새로운 수장을 맡은 지휘자 금난새 씨. 그는 “앞으로 연습을 본공연이 열리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실전처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새로운 수장을 맡은 지휘자 금난새 씨. 그는 “앞으로 연습을 본공연이 열리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실전처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양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성남시립교향악단을 클래식 대중화를 위한 선두주자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금난새 씨(67)는 대한민국의 대표 지휘자 중 한 명이다. 1977년 카라얀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4위로 입상한 뒤 38년간 KBS 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원·청주·인천시립 교향악단 등 국내 주요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했다.

새해 그는 성남시립교향악단에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성남시립예술단 총감독도 겸해 성남시립국악단, 소년소녀합창단, 성남시립합창단까지 아우른다”며 “기쁘면서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인 지휘자의 모습에서 신입사원처럼 의욕적인 자세가 엿보였다.

그의 머릿속 성남시향의 청사진이 궁금했다. 그는 가장 먼저 단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줄 것이라고 했다.

“인천시향에 처음 갔을 때 단원들이 단 한 번도 공연이 매진된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날부터 연습실에 ‘매진’이라고 쓴 종이를 붙이고 단원들에게 말했죠. ‘매 공연 매진됐다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라’라고요. 수개월 뒤 기적이 일어났어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매진을 기록했죠. 성남시향에서도 단원들의 마인드를 다잡아 똑같은 기적을 만들어 낼 겁니다.”

그러나 그의 티켓 파워가 벌써 기적을 만들었다. 성남시향은 지난해 한 번도 매진을 기록한 적이 없지만 금 감독이 취임 후 첫 지휘봉을 잡는 22일 신년음악회는 일찌감치 전석 매진된 상태다.

그는 성남시향이 성장하려면 클래식을 이해할 수 있는 ‘관객’을 육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성남시향의 공연을 탐색전 성격의 1부와 본격적 연주를 하는 2부로 나눌 겁니다. 1부에선 작곡가와 교향곡에 대한 강좌 콘서트 형식의 해설과 연주, 관객과 연주자 간의 대화 시간을 갖고, 2부에선 한 작곡가의 교향곡을 집중적으로 들려줄 생각입니다.”

이런 방식을 도입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답은 간단했다.

“예를 들어 말러의 교향곡을 100% 이해하는 관객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20%도 안 될걸요. 거창한 음악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관객이 쉽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리고, 들려야 진정 음악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성남시향#금난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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