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보이서 총지배인까지 올라…“5년간 하루 17시간 근무”,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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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르앰배서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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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의 첫 특1급 호텔인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이 지난해 12월 18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수원역사에서 공식 오픈했다. 호텔이 들어선 수원역 일대 상권은 롯데와 애경의 주도로 최근 급격한 확장을 겪고 있어, 유통업계에서도 주목하는 곳 중 하나다.

동아일보는 최근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의 첫 총지배인(제너럴 매니저·GM)인 티에리 르 포네 씨(Thierry Le Ponner·45·사진)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호텔의 소유권은 애경그룹에 있지만, 운영은 호텔위탁운영업체인 아코르앰배서더코리아가 맡고 있다.

그 때문인지 르 포네 총지배인은 최근 수원역 상권을 두고 벌어지는 롯데와 애경의 격돌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애경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물론 (수원 롯데몰을 운영하는) 롯데와도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3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소감이 어떤가.

“한국을 떠난 뒤 베트남에서 3년간 근무했다. 회사 측에 한국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었고, 아코르 그룹이 한국에서 훌륭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길 기다리다 이번에 복귀하게 됐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이 오픈한다고 해 총지배인 직책을 자청했다.”

― 오픈 첫해(2015년도) 목표는 무엇인가.

아코르앰배서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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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목표는 수원 호텔 업계에서 1위가 되는 것이다. 수원 지역 상권의 일원으로서 윤리적 경영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에너지 절약 등 환경 측면에서도 신경을 쓸 것이다. 또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예정이다. 경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호텔 객실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것을 검토하는 등 항공사, 지방자치단체와도 협조하고 있다.”

―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이 롯데와 애경의 수원역 상권 장악 대결에서 ‘키(Key)’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애경그룹의 소유지만, 아코르앰배서더그룹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애경그룹으로 부터 직접적인 지시를 받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는 애경과 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마케팅 파트너십 협약도 맺었다. AK플라자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우리 호텔의 고객이 될 잠재력 또한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는 롯데(수원몰)와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도 있다. 경쟁을 한다고 해서 꼭 적(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손을 잡는 것이) 수원역 상권의 전체적인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우리도 그 일원으로서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아코르앰배서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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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롯데몰에서 수원 AK플라자에 영향을 미칠 법한 강력한 제휴를 제의한다면?

“특정 업체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제휴라면 지양할 것이다. 그렇지만 호텔을 앞세운 프로모션이 쇼핑몰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백화점이 호텔 숙박권 등을 가지고 행사를 벌이는 것은 VIP 등 일부 고객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 수원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아직은 많지 않은데, 이들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

“수원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1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서울 강남역 근처까지도 마찬가지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수원역에 도착할 수 있다. 이미 6개 여행사들가 서울 호텔 대신 우리 호텔로 숙박장소를 변경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서울 대신 수원을 숙박지로 선택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서울은 복잡하고 환경에 비해 숙박료가 비싸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나는 쇼핑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원에서 보다 저렴하게 숙박을 하고, 차라리 그 돈을 쇼핑하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아코르앰배서더그룹 제공
아코르앰배서더그룹 제공

― 수원역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수원역 상권은 주로 20, 30대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호텔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원역 상권에 젊은 층만 많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나이가 있고, 구매력이 있는 고객들은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또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캐주얼 럭셔리’를 표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점심 식사 가격은 4만8000원(부가세 별도)에 불과하다. 진입 장벽도 높지 않을 것이다.”

― 벨보이에서 시작해 총지배인 자리까지 올랐다. 비결이 있다면?

“물론 나는 호텔 관련 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어쨌든 벨보이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매니저가 되려면 호텔 운영과 관련한 세부적인 부분까지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비결이 있겠나.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처음 총지배인이 된 뒤 5년간 매일 17시간씩 근무를 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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