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헐값 포스팅 거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6시 40분


KIA가 양현종(사진)의 포스팅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KIA는 26일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받은 
포스팅 결과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에 걸맞은 응찰액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KIA가 양현종(사진)의 포스팅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KIA는 26일 “지난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받은 포스팅 결과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에 걸맞은 응찰액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 자존심·선수 미래 위한 결단
일본프로야구 진출 가능성은 남겨둬

KIA의 결단은 한국야구의 자존심, 그리고 소속 선수의 안정된 미래였다. KIA는 26일 “메이저리그의 최고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KIA는 이와 함께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KBO는 같은 날 오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를 전달했다.

행정적인 절차는 모두 끝났다. 양현종은 2015년과 2016년에도 KIA 소속이다. 단 오승환(한신)처럼 일본프로야구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평가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일본 팀들이 얼마만큼의 조건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양현종에게 메이저리그의 어떤 구단이 얼마만큼의 액수를 제안했는지는 공식적으로는 밝히지 않는다. KBO와 KIA 역시 포스팅 금액만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2∼3개 구단이 150만 달러대의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KIA 허영택 단장은 이날 양현종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구단 사무실에서 만나 구단의 입장과 현실적인 염려 등을 모두 말했다. 양현종은 큰 아쉬움을 털어놨지만 구단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현종은 이후 개인적으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KIA는 양현종에게 포스팅을 진행하기 전 분명한 선을 그었다. KIA 오현표 운영실장은 포스팅 신청 전 “메이저리그가 터무니없니 낮은 액수를 제시하면 양현종을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현종 수준의 투수를 리그에서 계약하려면 70억∼8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이저리그는 매우 냉정한 평가를 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양현종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은 2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다. 선수와 구단 모두 해외진출에 대해 더 냉정한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1998년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LG 이상훈(현 두산코치)은 미국으로부터 60만 달러를 제안 받았다. 1998년과 현재 메이저리그 연봉과 시장규모를 비교하면 1998년의 이상훈이 2014년의 김광현(SK), 양현종보다 훨씬 높은 액수를 제안 받은 셈이다. 당시 한국프로야구는 큰 논란 없이 메이저리그의 입찰을 거부했다. 올해 양현종 역시 여론의 목소리는 비슷하다.

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금액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상훈과 진필중(두산·2002년), 임창용(삼성·2002년)이 있었다. KIA의 어려운 결단으로 양현종은 역대 네 번째 사례가 됐다.

미야자키 휴가(일본)|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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