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5개…이선규가 달라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7일 06시 40분


삼성화재 센터 이선규(9번)는 시즌 초반 팀의 제1 센터 자리를 지태환에게 넘겨주며 부진했지만 코트에서 마음을 다잡으며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이선규가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상대 블로킹을 피해 팁공격을 하고 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삼성화재 센터 이선규(9번)는 시즌 초반 팀의 제1 센터 자리를 지태환에게 넘겨주며 부진했지만 코트에서 마음을 다잡으며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이선규가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상대 블로킹을 피해 팁공격을 하고 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현대캐피탈전 철벽 수비로 공격 봉쇄
올 블로킹 19개 ‘통산 세자릿수’ 도전
“이제 못하면 교체…잘 버텨야 산다”

NH농협 2014∼2015 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실천과 버티기를 언급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스스로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16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전 미팅에서도 “할 수 있는 것만 제대로 실천하라”고 지시했다. 2014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예로 들면서 “우승을 경험해본 팀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 무너지는 것은 두 가지다. 선수들이 스스로 포기를 하거나 덤비는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버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화재 센터 이선규(33)도 이번 시즌 그 말을 수없이 들었다.

이선규의 시즌 출발은 부진했다. 팀의 첫 번째 센터 자리를 후배 지태환에게 넘겨준 적도 많았다. 신 감독의 불호령이 여러 차례 나왔다. “그렇게 할 바에는 배구를 그만두라”는 얘기. 감독은 투지를 요구했다. “더 잘할 수 있는데도 스스로 한계를 정해놓고 거기에 머무른다. 독기를 품고 더 열심히 하려는 자세를 보여야한다”며 아쉬워했다. 신 감독이 이선규를 다그친 속사정이 있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지태환이 군에 입대한다. 내년 시즌 고희진과 함께 센터를 책임져야한다. 지금부터 뒤로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선규도 마음을 다잡았다. 11월 2일 한국전력전에서 12득점(4블로킹)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6일 LIG손해보험전이 삼성화재에게도, 이선규에게도 고비였다. 그날 삼성화재는 풀세트 접전 끝에 간신히 이겼다. 이선규는 4세트를 뛰는 동안 블로킹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유효블로킹이 고작 하나였다. 위기였지만 버텼다. 9일 대한항공전에서 6득점(3블로킹)하며 아직은 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11일 한국전력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도 10득점(3블로킹)의 활약을 했다.

16일 현대캐피탈전은 이선규의 존재가치를 잘 보여줬다. 1세트 24-21에서 상대 최민호와 네트를 사이에 둔 볼 다툼에서 이기며 세트를 끝내는 블로킹을 기록했다. 2세트 18-12에서는 송준호의 백어택을 잡았다. “팀에서 분석해준 대로 결과가 나왔다. 현대캐피탈은 전에 뛰었던 팀이라 선수들의 특성을 아는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유효블로킹도 5개나 했다. 공격가담도 적극적으로 했다. 3세트 8-9에서는 라이트에서 속공을 성공시키며 중반 싸움에서 팀이 뒤쳐지지 않게 했다.

이선규는 2005시즌 66개의 블로킹을 시작으로 통산 블로킹에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 71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벌써 19개를 했다. 2008∼2009 시즌 이후 해보지 못한 세 자릿수 블로킹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경기가 6라운드로 늘어나 몸 관리만 잘한다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는 못하면 교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더욱 잘 버텨야 한다”고 이선규는 버티기의 중요성을 말했다.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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