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는 ‘밴헤켄 시리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0일 06시 40분


넥센 투수 밴헤켄. 스포츠동아DB
넥센 투수 밴헤켄. 스포츠동아DB
1·4차전 30연속타자 범타·10연속이닝 퍼펙트
염경엽 감독 “7차전까지 무조건 끌고 가겠다”
류중일 감독 “도무지 약점이 없다” 머리 복잡

이제 2014년 가을야구 마지막 승부는 20승 투수 밴헤켄(35)의 시리즈가 됐다. 밴헤켄이 다시 등장하는 7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질 것이냐, 아니냐에 승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파격적인 포스트시즌 3인 선발카드와 전통적인 4인 로테이션의 싸움이기도 하다.

정규시즌 20승 투수 밴헤켄은 한국시리즈까지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1차전과 4차전에 연이어 등판해 한국시리즈 신기록인 30연속타자 범타와 10연속이닝 퍼펙트까지 세웠다.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6차전 이후까지 승부가 이어질 경우 삼성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 상황은 반대가 됐다. 밴헤켄이 다시 등판하는 7차전 이전까지 삼성이 시리즈를 끝내지 못하면 최고의 선발카드를 갖고 있는 넥센이 더 유리한 입장에서 7차전을 맞을 수 있게 됐다.

당초 넥센 염경엽 감독이 구상한 포스트시즌 3인 선발 로테이션에는 많은 의문부호가 따랐다. 1979년생으로 30대 중반인 밴헤켄의 회복능력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밴헤켄은 정규시즌에서 단 한번도 3일 휴식 후 등판한 적이 없다.

● 밴헤켄 “7차전 등판 문제없다”

밴헤켄은 4일 1차전에서 최고구속이 144km로 시즌은 물론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148km)에 미치지 못했지만 6이닝 6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넥센 승리의 발판이었다. 3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른 8일 4차전에서는 최고 146km의 빠른 공에 속도와 궤적이 다른 3가지 포크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포크볼을 경계한 삼성 타선을 상대로 경기 초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로 빠른 승부를 가져갔고 중후반 포크볼과 체인지업, 커브로 변화를 주며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했다. 노련함의 승리였다.

처음으로 3일 휴식 후 등판했지만 오히려 공끝은 좋았다. 밴헤켄은 9일 목동에서 회복훈련을 마친 후 “사흘 휴식 후 등판해도 시즌 때처럼 루틴을 철저하게 지키며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7차전 등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우리팀이 5차전과 6차전을 모두 이겨서 7차전에서 던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에 이겨도 6차전에 밴헤켄을 구원 등판시킬 계획은 전혀 없다. 밴헤켄은 무조건 7차전이다”고 말했다.

●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숙제 밴헤켄


2003년 조범현 감독이 이끈 SK는 준플레이오프(삼성)와 플레이오프(KIA)를 연이어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서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 넥센의 전신 현대와 만났다. 현미경 같은 전력분석을 앞세워 선전했지만 3승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현대에는 1차전과 4차전, 7차전에 선발등판해 3승을 거둔 에이스 정민태가 있었다. 1·4차전에서 승리한 정민태는 7차전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완봉승을 거뒀다. 당시 SK가 내린 결론은 “도무지 약점을 찾을 수 없다. 실투를 노리자”였다.

올해 밴헤켄도 실투가 아닌 이상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공을 던지고 있다. 삼성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은 1차전 이후 밴헤켄의 포크볼 공략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그러나 프로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타자들까지 “슬라이더 아니냐?”고 착각하는 변형 포크볼에는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밴헤켄은 전통적인 포크볼, 떨어지는 각이 더 날카로운 포크볼과 함께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포크볼을 던지고 있다. 그립에 변화를 줘서 컨트롤 하고 있는데 3가지 포크볼을 동시에 상대하는 타자 입장에서는 머릿속이 더 복잡해진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4차전 패배 후 공식 인터뷰에서 “5차전 선발은 밴헤켄이다”고 말하는 실수를 했다. 밴덴헐크를 밴헤켄으로 말할 정도로 1·4차전 패배를 안기고 7차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상대 에이스에 대한 고민이 가득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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