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관상어 시장의 약 8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열대어는 수출량이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 땅에서 기른 열대어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말겠다”는 큰 꿈을 품은 젊은 사내가 있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서 1157m² 면적의 열대어 농장을 운영하는 차영훈 한국열대어수초농장 대표(38)가 그렇다. 차 대표는 지난달 5일 갓 태어난 새끼 물고기들에게 치어용 먹이인 브라인슈림프를 먹일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에게 열대어는 3대째 이어온 가업(家業)이다. 1978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할아버지가 작은 수족관을 연 게 시작이었다. 2년 뒤에 아버지(차주정 씨·2013년 별세)는 김포시 고촌읍에 아예 양식장을 차렸다. 아버지가 기르던 에인절피시, 수마트라에게 먹이를 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2003년 공주대 농대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아버지 일을 도우며 지금에 이르렀다. 차 대표는 “어릴 때부터 (물고기가) 싫지 않아 여전히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며 웃었다.
요즘 차 대표가 기르는 물고기는 총 23종이다. 수초어항에 합사하기 좋은 테트라류, 구라미, 코리도라스, 수마트라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인근에 수초농장(1983m²)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수초 재배에 정성을 쏟는 차 대표의 관심사와 ‘경기를 덜 타는 기본 어종부터 안정적으로 생산하자’는 경영철학이 담긴 결과다.
차 대표에게 위기도 있었다. 1992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과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였다. 당시 밀려든 수입 물고기로 고기 값이 반 토막 났다. 전국 200여 양식농가 수도 40개로 줄었다. 그럼에도 차 대표는 위기에 투자를 더 늘렸고 열대어 양식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차 씨 농장에서 나오는 물고기의 품질이 정말 좋다”는 입소문이 났다. 연평균 4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농장주로 성장했다. 그 덕분에 2011년에는 해양수산부(옛 농림수산식품부)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최근 차 대표가 주목하기 시작한 곳은 세계 최대의 열대어 수출시장인 중국이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경제 규모만큼 열대어 수요 역시 늘고 있어서다. 그는 “중국은 내수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열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질 좋은 열대어를 생산하고 마케팅만 잘하면 우리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장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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