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에 미쳐 3대째 家業… 중국수출 꿈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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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스케치]80% 수입의존 관상어, 우리땅에서 키우는 차영훈 대표

차영훈 한국열대어수초농장 대표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대를 이어 3대째 열대어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키워낸 열대어 
컬러테트라를 들어 보이며 “언젠가는 내가 기른 물고기들을 해외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포=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차영훈 한국열대어수초농장 대표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대를 이어 3대째 열대어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키워낸 열대어 컬러테트라를 들어 보이며 “언젠가는 내가 기른 물고기들을 해외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포=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현재 국내 관상어 시장의 약 8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열대어는 수출량이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 땅에서 기른 열대어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말겠다”는 큰 꿈을 품은 젊은 사내가 있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서 1157m² 면적의 열대어 농장을 운영하는 차영훈 한국열대어수초농장 대표(38)가 그렇다. 차 대표는 지난달 5일 갓 태어난 새끼 물고기들에게 치어용 먹이인 브라인슈림프를 먹일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에게 열대어는 3대째 이어온 가업(家業)이다. 1978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할아버지가 작은 수족관을 연 게 시작이었다. 2년 뒤에 아버지(차주정 씨·2013년 별세)는 김포시 고촌읍에 아예 양식장을 차렸다. 아버지가 기르던 에인절피시, 수마트라에게 먹이를 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2003년 공주대 농대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아버지 일을 도우며 지금에 이르렀다. 차 대표는 “어릴 때부터 (물고기가) 싫지 않아 여전히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며 웃었다.

요즘 차 대표가 기르는 물고기는 총 23종이다. 수초어항에 합사하기 좋은 테트라류, 구라미, 코리도라스, 수마트라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인근에 수초농장(1983m²)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수초 재배에 정성을 쏟는 차 대표의 관심사와 ‘경기를 덜 타는 기본 어종부터 안정적으로 생산하자’는 경영철학이 담긴 결과다.

차 대표에게 위기도 있었다. 1992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과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였다. 당시 밀려든 수입 물고기로 고기 값이 반 토막 났다. 전국 200여 양식농가 수도 40개로 줄었다. 그럼에도 차 대표는 위기에 투자를 더 늘렸고 열대어 양식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차 씨 농장에서 나오는 물고기의 품질이 정말 좋다”는 입소문이 났다. 연평균 4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농장주로 성장했다. 그 덕분에 2011년에는 해양수산부(옛 농림수산식품부)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최근 차 대표가 주목하기 시작한 곳은 세계 최대의 열대어 수출시장인 중국이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경제 규모만큼 열대어 수요 역시 늘고 있어서다. 그는 “중국은 내수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열대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질 좋은 열대어를 생산하고 마케팅만 잘하면 우리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장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포=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관상어#열대어#차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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