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시, 승화원 주변지역에 年 6억원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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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세외수익 10% 제공
부평 2, 3동 십정 2동 간석 3동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 돕기 나서

인천 부평구 부평동 만월산 기슭에 위치한 인천시립 승화원(화장장). 인천의 인접 도시인 경기 부천 시흥 김포 안산시 주민까지 이용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부평구 부평동 만월산 기슭에 위치한 인천시립 승화원(화장장). 인천의 인접 도시인 경기 부천 시흥 김포 안산시 주민까지 이용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수도권매립지와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혐오시설인 인천 시립승화원(화장장·부평구 부평동) 주변 지역을 위한 지원 사업이 2017년부터 이뤄진다. 인천시는 ‘인천시 화장시설 주변 지역 주민지원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해 2017년 1월부터 화장장 인근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 사업을 펼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승화원 세외수익의 10%의 해당하는 기금이 인천시장이 고시한 지역과 주민에게 지원된다.

인천 주민을 비롯해 경기 부천 시흥 안산 김포시 주민도 함께 이용하는 승화원은 연간 60억 원 안팎의 세외수익을 올리고 있어 해마다 6억여 원을 해당 주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다. 승화원 추정 피해 지역은 부평구 부평2, 3동과 십정2동, 간석3동이다. 서울 경기 인천이 공동 이용하는 수도권매립지의 경우 반경 2km 지역 주민에게 연간 100여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승화원 주변 지역에는 200가구 이상 모여 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없다. 하루 평균 50구의 시신을 화장하는 승화원이 37년간 자리 잡고 있어서다. 2002년 현대화 시설을 갖추기 전만 해도 화장장에서는 매일같이 흰색 연기와 검정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같은 열악한 주거환경 탓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부 이모 씨(48·부평구 십정2동)는 “학교 다닐 때 매일 아침마다 운구차와 화장하면서 발생하는 연기를 보며 자랐다. 정서적으로 안 좋다는 것은 겪어본 사람들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부평남초교, 동암초교, 부일여중, 제일고교 학생들은 매일 등하교 시간에 검은색 운구차와 상복을 입은 유족들의 슬픈 모습을 봐야 한다. 해마다 한식(寒食)날과 추석에는 조상의 묘지와 봉안당(납골당)을 찾는 성묘객들로 이 일대는 교통지옥에 빠져 외출을 꺼리게 된다.

2011년에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승화원의 화장로 5기가 추가로 증설돼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인천 승화원은 경기 고양시 다음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화장로 20기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인천 승화원은 인천 관내 주민 1만2511구, 관외 주민 5711구의 화장 실적을 보여 58억여 원의 세외수익을 올렸다. 인천시는 해마다 조성되는 기금을 이용해 주민공동사업과 소득 향상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승화원이 위치한 만월산에는 일제강점기 은(銀)을 채취하던 광산이 곳곳에 방치돼 있다. 이 광산을 김장 및 새우젓 보관 장소로 만들고 문화공연 장소로 활용하는 등 침체되고 낙후된 지역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인천장례문화박물관(가칭)을 만들어 우리의 전통 장례 및 행상 문화를 소개할 계획이다. 인천시장이 고시한 피해 지역 주민의 자녀에게는 장학금도 전달한다.

유제홍 시의원(43·새누리당·부평2)은 “충남 공주시를 비롯한 전국의 7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이미 장사시설 주변 지역의 지원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요청하는 건의 내용을 검토해 지원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936년에 설립된 남구 주안동 시립화장장이 1977년 현 부평구 부평동으로 이전하면서 화장로 7기로 승화원이 운영을 시작했다. 2002년 4월 인천시시설관리공단이 시설을 인수해 수탁 운영하면서 현대화 시설을 갖췄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승화원#6억원#수도권매립지#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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