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자녀 함께 등교땐 회사 지각… “봄-가을 방학땐 아이 어디에 맡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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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중고 2015년 9시등교 추진]
9시등교-자율방학이 가져올 생활패턴 변화는

경기도에 이어 내년부터 서울에서 오전 9시 등교제가 도입될 경우 이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또 교육부가 3일 내년부터 학교별로 자유롭게 방학 시기와 기간을 정할 수 있는 자율방학제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가정의 생활 패턴도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맞벌이 학부모들은 자녀마다 달라지는 방학 일정과 기간 때문에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가 둘 이상 있는 맞벌이 학부모의 경우, 현재까지는 형제자매가 방학이 같아 집에서 함께 놀게 하거나 함께 학원을 다니게 했다. 하지만 자율방학제로 인해 학교별로 일정이 달라지면 자녀 한 명 한 명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들은 학기 중 일주일간 시행되는 봄·가을 단기 방학에 자녀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 달 반 정도의 긴 여름·겨울 방학 기간 자녀들을 다수의 학원에 보내며 평소 학기 중 일정과 비슷한 학업 스케줄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단기 방학이 시행되면 오전 학원을 일주일만 등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이를 허용하는 학원이 드물뿐더러 일주일간 자녀를 맡길 보육시설도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형제자매가 방학이 달라 생길 수 있는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지원청, 학군 단위로 학사운영 모형을 사전에 협의해 운영하게 했다”며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교원과 학부모의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농촌지역 학교들의 경우 이 제도를 창의교육, 진로교육에 이용하는 곳도 있다. 3월 교육부로부터 연구학교로 지정돼 자율방학제를 운영해 온 충북 청성초, 안내초 등은 농번기 등 지역적 여건에 따라 여름방학을 길게, 겨울방학을 짧게 운영해 학부모들의 일손을 도왔다. 전남 신지초, 경북 의성남부초 등은 학생 가정교육에 초점을 맞춰 봄·가을 단기방학을 이용해 가정체험학습을 진행했다.

9시 등교제와 관련해 맞벌이 학부모들은 늦은 등교로 인한 출근 시 불편이 큰 문제다. 기존처럼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출근을 할 경우 지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정은영 씨는 “지금은 오전 8시 이전에 집을 나와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는데 9시로 등교시간을 늦추면 직장에 지각할 수밖에 없다”며 “아이가 아직 어린데 집에 남겨두고 출근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전 7시부터 시작하는 아침돌봄교실의 확대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총 598개 초등학교 중 516개 학교가 아침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9시 등교제#교육부#직장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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