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서울만 만나면 항상 꼬여”… ‘닥공’ 전북 ‘닥수’의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4일 06시 40분


최용수 감독-최강희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최용수 감독-최강희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팀 컬러 포기 비판에 최강희 감독 “맞춤형 전술”

볼 점유율 52대48(%), 유효슈팅 5대3(개), 경고 2대5(회), ….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북현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4라운드 경기의 주요 기록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서울이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승자는 전북이었다. 전북은 정규리그 우승까지 1승을 남겼고, 서울은 최종 목표인 3위 진입이 버거워졌다.

그동안 전북 축구의 상징은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그러나 이번 서울 원정에선 전혀 달랐다. 퇴장과 부상 등 부득이한 상황에서나, 그것도 경기 중 어쩌다 시도한 스리백을 경기 시작부터 들고 나왔다. 시즌 내내 공격적인 포백을 구사한 전북이 스리백으로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당황한 쪽은 서울이었다.

축구계의 반응도 엇갈렸다. 일각에선 전북을 향해 “신선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할 줄 아는 팀”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내용을 놓고 보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전북도 전북답지 못했고, 높은 역습 적중률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오른 서울도 서울답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다른 팀은 몰라도 전북만은 어떤 상황이라도 공격축구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리그의 한 감독은 “전북의 새 전략 옵션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승점에 상당히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 팀을 잡기 위해 전통의 색채를 포기한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물론 전북도 할 말이 있다. 자신들만 공격에 치중하면 손해가 크다는 것이다. 상대팀이 아예 전진하지 않는데,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전북 최강희 감독(사진 오른쪽)도 “(공격축구를 하는) 우리의 딜레마”라고 밝혔다. 전북이 ‘닥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최 감독은 “서울만 만나면 항상 꼬여서 ‘맞춤형 전술’을 준비한 것이었다. 우리도 ‘지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이고 싶었다. 앞으로 서울전만 이런 운영을 한다. 다른 경기들은 우리만의 색채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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