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 → 발효미원, 58년만에 확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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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 발효시켜 만드는데… 화학조미료로 각인돼 아쉬워”
포장 디자인에 사탕수수 추가… 핵산함량 높여 감칠맛 강화

기존의 ‘감칠맛 미원’(왼쪽)과 ‘발효미원’. 대상 제공
기존의 ‘감칠맛 미원’(왼쪽)과 ‘발효미원’. 대상 제공
‘국민 조미료’로 불렸던 미원이 출시 58년 만에 ‘발효미원’으로 재탄생했다.

대상은 기존 미원 제품인 ‘감칠맛 미원’의 맛과 디자인을 바꿔 ‘발효미원’으로 새롭게 단장해 내놓는다고 3일 밝혔다. 미원이 전면 리뉴얼된 것은 1956년 출시 이후 처음이다.

대상은 제품 포장에서 고급요리를 상징하는 붉은 신선로 모양을 대폭 줄이고, 사탕수수의 이미지를 넣어 자연 재료를 부각시켰다. 또 미원에 핵산을 덜 넣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강화했다.

이는 미원의 주(主)재료인 ‘글루탐산나트륨(MSG)=화학조미료’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상 측은 “미원이 자연재료인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조미료인데도 화학조미료라는 오명을 썼다”며 “미원의 제조법을 명확하게 알리기 위해 디자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원은 1960년대 ‘마법의 조미료’로 통할 정도로 인기였다. 1950년대 중반 일본 조미료인 ‘아지노모토’가 확산되자 대상의 창업자인 임대홍 전 명예회장이 일본에 건너가 이 조미료의 제조법을 터득해 왔다. 그는 1956년 대상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을 세우고 미원을 생산했고 주부들은 손쉽게 감칠맛을 낼 수 있는 이 조미료에 열광했다. 미원은 영화배우 김지미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광고 모델로 나섰고, 명절 단골 선물로도 통했다. 하지만 1968년 미국의 한 의사가 MSG가 들어간 중화요리가 가슴 압박감이나 두통 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유해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현재 MSG에 대한 누명은 벗겨진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4월 ‘MSG를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유엔식량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꾸린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1987년 ‘MSG가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원의 매출액은 지난해 2733억 원으로 2011년(3520억 원)보다 22.4%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 중 6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해외 매출액은 증가세다. 최강회 대상 식품사업총괄 상무는 “미원은 한국의 식문화에 한 획을 그은 조미료”라며 “미원의 안전성을 적극 알려 ‘글로벌 조미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미원#발효미원#조미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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