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삼성전자 영업익, 애플의 7분의1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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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서 스마트폰 2배 더 팔았지만…
3분기 영업익 1조7500억원… 갤럭시S2 시절로 후퇴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 하락한 1조7500억 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이 1조 원대로 떨어진 것은 1조7100억 원이었던 2011년 2분기(4∼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 47조4500억 원, 영업이익 4조600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3조1300억 원 감소한 수준이다.

○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4.7%로 압도적 1위지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2011년 4월 ‘갤럭시S2’의 성공적 출시를 바탕으로 그해 3분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2012년 하반기부터는 줄곧 5조∼6조 원대를 지켜왔지만 올해 2분기(4∼6월) 4조4200억 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한 분기 만에 다시 60%가 줄어든 것이다.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2분기보다 500만 대가량 늘어난 7920만 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24.7%로 2위 애플(12.3%)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로 세계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판매량은 2분기보다 늘었지만 중저가 제품 비중이 늘고 기존 모델 가격을 내리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삼성전자의 절반 정도였지만 영업이익은 111억 달러(약 11조7100억 원)로 훨씬 많이 냈다.

4분기(10∼12월) 전망도 밝지 못하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갤럭시 노트4’를 비롯해 중저가 신제품 판매 확대가 예상되지만 ‘아이폰6’의 돌풍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 무선사업부에 무슨 일이

이번 실적 결과에 대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수면 아래 숨어 있던 복합적인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다. 우선 올해 4월 내놓았던 ‘갤럭시S5’가 기존 S시리즈에 비해 판매량이 턱없이 적은 게 가장 컸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나오는 9월이나 10월까지는 제 몫을 해줘야 하지만 ‘아이폰5S’에 밀렸다. 전체 판매량 중 하이엔드 제품 비중이 줄어든 데다 그동안 쌓여 있던 재고 물량을 밀어내기 위한 비용이 늘어난 것도 실적 악화의 또 다른 요인이다.

애플과의 경쟁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는 속도를 인식하는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그룹은 올 8월 김한얼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를 수요사장단회의에 초청해 “시장을 호령하던 선두 기업들이 왜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서 낙오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당시 김 교수는 “1800년대 초 증기선의 출현을 위협으로 보지 않고 열등한 기술이라 무시했던 범선 제조사들이 뒤늦게 증기선에 밀렸다”고 설명했다. 이 상황이 중국 업체들의 부상을 뒤늦게 인식한 삼성전자와 유사하다는 게 삼성의 내부 분석이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업체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국 샤오미가 5.6%로 LG전자(5.2%)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5.1%로 5위였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에 따라 다른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도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SDI는 매출 1조8918억 원, 영업이익 262억 원으로 전 분기(합병 전 에너지솔루션 부문과 소재 부문의 단순 합산 기준) 대비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5.8%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매출(6조2500억 원)과 영업이익(600억 원)이 모두 줄었다.

○ 내년에도 반도체가 ‘효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는 3분기 메모리 시장 성수기에 힘입어 2조3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더 줄어 적자를 냈다.

내년에도 메모리 사업은 연간 안정적인 수급이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7∼12월)부터 현재 D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DR3가 2배 빠른 DDR4 D램으로 상당수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미 대용량 DDR4 D램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과 실적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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