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후보’ 넥센 타격 3총사 부진 아쉽네

서건창-박병호-강정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4번타자 박병호 4타수 무안타 2삼진
강정호·서건창은 1안타로 체면치레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는 넥센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플레이오프(PO) MVP는? 아직 알 수 없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이 기대됐던 넥센 타선의 MVP 후보 3총사가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 나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올해 정규시즌 MVP 후보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을 배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200안타를 친 서건창, 50홈런을 날린 박병호, 유격수 최초 4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강정호, 그리고 20승을 해낸 투수 앤디 밴 헤켄이다. 누가 왕좌에 오르든, 주인공의 소속팀은 넥센일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일단 밴 헤켄은 제 몫을 했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7.1이닝 동안 볼넷 없이 안타 4개만 내주고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문제는 나머지 후보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규시즌에 펄펄 날던 세 명의 간판타자가 LG 마운드에 도합 삼진 여섯 개를 헌납했다.

박병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LG 유격수 오지환의 호수비에 잡히는 불운을 겪는 등 4타수 무안타 2삼진, 강정호는 첫 세 타석에서 내리 삼진을 당하면서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1차전에서는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해냈던 두 사람이다. 박병호는 2회 좌전 안타로 출루해 선제 득점을 올렸고, 강정호는 6회 홈에서 재치 있는 슬라이딩으로 중요한 점수를 따내며 경기의 흐름을 넥센 쪽으로 끌어 왔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LG 선발 신정락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경기 후반까지 내내 침묵했다.

리드오프 서건창의 침묵도 뼈아팠다. LG의 한 투수는 PO 1차전에 앞서 “넥센은 공격루트가 다양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대량 득점을 막기 위해서는 서건창의 출루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PO를 앞두고 목동에서 박병호와 강정호에게 홈런은 얼마든지 맞아도 좋지만, 서건창은 절대 내보내지 말라는 특명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서건창은 1차전 첫 타석에서 볼넷, 마지막 타석에서 고의4구로 출루했을 뿐 3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이날 역시 세 번째 타석까지 땅볼 두 개와 삼진 하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만 8회 2사 1·2루서 중전 적시타로 1타점을 올리며 마침내 첫 안타를 신고한 게 위안거리. PO 3차전을 준비하는 넥센에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