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에 휴대전화 넣으니 충전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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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소형배터리 美업체 납품… 방송서 소개되며 불티나게 팔려
IT 접목한 영역파괴 성공 모델로

미국 패션업체인 에버퍼스가 선보인 휴대전화를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핸드백. 삼성SDI가 올 초부터 이 가방 안에 들어가는 소형 고밀도 2차전지를 전량 납품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미국 패션업체인 에버퍼스가 선보인 휴대전화를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 핸드백. 삼성SDI가 올 초부터 이 가방 안에 들어가는 소형 고밀도 2차전지를 전량 납품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미국 핸드백 회사에 소형 배터리를 납품해 ‘대박’을 터뜨렸다. 전자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제품과 비(非)IT 제품 간의 성공적인 영역파괴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삼성SDI 소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제품은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휴대전화가 충전되는 핸드백이다. 2012년 미국 하이테크 패션업체인 ‘에버퍼스’가 배터리를 충전할 시간이 부족한 커리어우먼을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다. 내부 주머니에 갤럭시S4, 아이폰5S 등 스마트폰을 넣으면 빌트인 형태로 들어 있는 충전단자와 폰이 맞물려 충전이 되는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한다. 집에서는 이 가방을 충전패드에 올려만 두면 휴대전화 충전이 준비되는 방식이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 미국 NBC 방송 ‘더 투데이쇼’와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등에 잇따라 소개된 이후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제품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에버퍼스의 고민도 커졌다. 배터리 충전 가능 시간을 늘리기 위해 핸드백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크게 만들면 그만큼 무겁고 수납공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멋을 고려해서 배터리를 작게 만들면 충전 가능 시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고민하던 에버퍼스 측은 올 초 삼성SDI 북미 법인을 찾아갔다. 에버퍼스 측 얘기를 들은 삼성SDI 북미법인이 본사 연구소와 관련 부서에 문의한 결과 “에너지 밀도를 높인 소형 전지를 탑재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왔다.

곧장 삼성SDI와 공급계약을 맺은 에버퍼스는 1차로 배터리 1만 개를 긴급 공수받은 데 이어 현재까지 전량을 삼성SDI 배터리로 충당하고 있다. 에버퍼스는 아이폰6 출시에 맞춰 두 번째 제품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공급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한 핸드백을 계기로 앞으로 2차전지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게 됐다”며 “2, 3년 뒤 사용자가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배터리가 상용화하면 핸드백을 넘어 더 다양한 제품에서 배터리 기술력이 힘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SDI#소형 배터리#에버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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