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가 줄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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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감소에 크기도 작아져… 10월들어 평균가격 31% 올라

“15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마릿수도 줄어든 데다, 이상하게 크기도 작아졌어요.”

24일 오전 제주 제주시 임항로 제주시수협수산물공판장 옆 선착장. 수산물 유통업체인 한라에스앤에프의 허윤호 이사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맞은편에 있는 선원들도 운반선 ‘307 태성호’에 담긴 고등어를 뜰채로 꺼내면서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등어는 통상 10월부터 많이 잡히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태성호 선원들은 “‘10월 고등어’가 3분의 2는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옆에서는 “부산공동어시장에 들어온 배는 대부분 빈 배라더라”는 소식도 들려왔다.

24일 제주 제주시 임항로 제주시수협수산물공판장 옆 선착장에서 이병철 한라에스앤에프 사장(왼쪽)과 김영태 롯데마트 수산팀장이 이날 잡힌 고등
24일 제주 제주시 임항로 제주시수협수산물공판장 옆 선착장에서 이병철 한라에스앤에프 사장(왼쪽)과 김영태 롯데마트 수산팀장이 이날 잡힌 고등
고등어 어획량은 올해 들어 들쭉날쭉하고 있다. 국산 고등어 물량의 80%가 거래되는 부산공동어시장의 1∼6월 물량은 지난해보다 60%가량 줄었다. 7∼9월에는 반대로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0% 늘어나더니 10월 들어서는 다시 감소세(22.1%·1∼24일 기준)로 돌아섰다. 10월부터 많이 잡히기 시작하는 500g 이상의 ‘상급’ 고등어의 어획량도 크게 줄었다. 한라에스앤에프의 신호필 부장은 “물속에서 알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수십 년 어부 생활을 한 사람들도 종잡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가격도 치솟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 1∼24일 거래된 고등어 평균 가격은 kg당 7306원(상급 기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3% 오른 것이다. 지난달 평균 가격(5568원)에 비하면 31.2% 뛰었다.

김영태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최근 가을 태풍까지 겹쳐 가격이 더욱 요동치고 있다. 본격적인 고등어철인 12월까지는 물량과 가격이 계속 오락가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자 대형마트들은 물량 확보에 나섰다. 실제로 이날 태성호를 통해 들어온 고등어 중 400g 정도 되는 것은 롯데마트가 전량 매입했다. 유통 단계를 줄이는 직거래 방식을 도입해 안정화에 나선 것. 롯데마트는 이렇게 들여온 고등어를 마리당 2500원(400g 내외·31일까지)에 선보이고 있다.

제주=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고등어#조업량#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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