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판교 환풍구 참사, 부실시공 인재(人災)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4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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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경기도 성남 판교 환풍구 참사와 관련, "희생자들에게 과실이 있다는 사회적 여론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부실시공에 의한 희생이 분명하며, 최소한 설계대로 시공만 했어도 이번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2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장점검과 한국시설안전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실제도면 확인, 기술사 자문 등을 종합해 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부실시공으로 인한 인재(人災)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이 입수한 설계도면에 따르면 판교 환풍구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방식보다 미흡한 방식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그대로 시공하면 안전에 큰 지장은 없다는 기술사의 자문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을 가보면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백한 설계위반이라는 것.

그레이팅(환풍구 철판)을 지지하기 위해 외벽과 철판을 이어주는 부품으로 4개면에 하중 지지성능이 우수한 'H'자 형강이나 이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기본 하중 지지성능을 가진 'ㄷ'자 형강이 써야 한다. 그러나 사고 현장은 2개면에만 하중 지지성능이 없는 'ㅁ'자 각파이프를 사용했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신 의원은 "환풍구 철판 아래에는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파이프를 연결해 지지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그러나 사고 환풍구에는 구멍이 뚫린 약한 철재 파이프 2개만이 설치돼 사실상 아무런 지지 기능을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사고 당시 그레이팅이 출렁거린 이유는 받침용 파이프와 철판 사이가 밀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철물 용접부품을 가지고 설계대로 시공했다면 30-40명은 충분히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사고현장의 환기구 그레이팅 시공은 총체적인 부실로 드러났다"며 "설계를 위반하고 감리를 잘못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발주자와 시행자, 감리자와 시공자 등 관련자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부의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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