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정부軍 국경 경유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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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격퇴 비협조적 태도에 변화… 美도 코바니에 무기-탄약 투하

터키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PG)군이 자국 국경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여 왔던 터키 정부의 태도 변화로 미국 주도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PG군 조직인 페슈메르가가 시리아 북부 도시 코바니로 넘어가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그와 관련된 협의도 계속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몇 주 동안 터키는 함락 위기에 놓인 코바니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쿠르드군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와 병력의 자국 국경 통과를 계속 거부하며 미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시리아 내의 쿠르드군이 지난 30년 동안 자치정부 수립을 목표로 터키 정부에 대항해 무장활동을 벌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할릴 카라벨리 중앙아시아-코카서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터키가 기존의 입장을 바꿨으며 IS 격퇴 연합군에 함께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중요한 전환’ ‘인상적인 유턴’ 등의 의미를 부여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전문가들은 터키의 이 같은 태도 변화 뒤에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터키의 결정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NYT는 터키가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탈락한 배경에는 코바니 사태와 관련된 터키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터키가 여전히 PKK의 시리아 이동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터키 정부가 기존 정책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19일 미국은 코바니의 쿠르드군을 지원하기 위해 처음으로 코바니에 무기와 탄약, 의료물품 등을 공중 투하하기 시작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터키#쿠르드군 국경 경유 허용#쿠르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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