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사진) 감독이 2014 포스트시즌에서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있다. NC는 신생팀임에도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비록 19일 막이 오른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4-13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김 감독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게 야구”라며 “진 것을 떠나 내용이 좋지 않아서 점수를 잘 줄 순 없지만 감독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마음속으로 느낀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소득이 있다면 선수들이 말로만 듣던 포스트시즌이라는 무대를 경험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1회 무너진 이재학?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할 발판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1차전 선발로 외국인투수가 아닌 이재학을 선택했다. LG와의 상대전적이 좋다는 이유만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팀의 미래를 보고 결정했다”고 했다. 실제 이재학은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팀의 토종에이스로 부상했다. 지난해에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올해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13시즌 8연패 후 팀의 첫 승을 이끈 투수가 이재학이었고, 상대도 마침 LG였다. 팀 창단 첫 승을 거둔 투수에게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기며 상징성을 부여했다. 김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도 “포스트시즌에서 1회 6점을 준 건 감독으로서 처음 본다”며 웃고는 “(이재학) 본인이 느낀 게 더 많았을 것이다. 잘 던지면 물론 더 좋았겠지만 이번에 아픈 경험을 한 게 더 좋은 선수로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책임은 감독의 몫…상처 받았을 선수들 배려
팀 패배에 속이 쓰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떤 경기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감독 몫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 속에서도 선수를 먼저 생각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을 보고 고개를 숙이자 “애들이 날 어려워하니까 내가 자리를 피해줘야겠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푸는가 하면, “애들이 더 많이 놀랐을 것이다. 상처 받지 않도록 예민한 질문은 피해 달라”고 감싸 안는 모습이었다. 이어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이런 경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역시 야구라는 건 어려운 것이다”며 “정규시즌에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에 포스트시즌까지 왔다. 경기 결과에 따라서 평가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까지 잘 해준 것이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 팀 훈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는데 신경 쓰지 말고 편안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