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부활의 레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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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주국제마라톤 D-3

마라톤이 무엇인가?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아니다. 희망, 꿈을 향해 달린다.

19일 오전 8시 ‘천년 고도’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동아일보 2014 경주국제마라톤은 국내 선수들에게는 ‘희망의 레이스’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에는 2시간 6분대를 비롯해 2시간 8분대의 기록을 보유한 ‘검은 대륙’ 아프리카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 국내 남자부에서 2시간9분28초로 1위를 한 국내 현역 랭킹 1위 정진혁(24·한국전력)과 2014년 서울국제마라톤 국내 여자부에서 2시간32분43초로 2위를 차지한 최보라(23·경주시청)는 이번 대회에서 희망의 레이스를 펼친다.

정진혁은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당시 국내 현역 랭킹 2위로 떠오르며 국내 마라톤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서울국제마라톤 국내부 챔피언이 된 뒤 잔부상에 시달렸다. 황영조와 이봉주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이름값에 걸맞은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훈련은 열심히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대표로 선발되지도 못했다. 따라서 이번 경주국제마라톤에 그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주 대회는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들이 출전한 데다 코스도 좋아 정진혁에게는 최고의 레이스를 펼쳐 ‘대한민국 마라토너 정진혁’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의 장이다. 정진혁의 이번 대회 목표는 2시간 10분대로 국내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미녀 마라토너’ 최보라는 2일 인천 아시아경기 여자 마라톤에서 2시간45분4초로 12위에 그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투혼’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풀코스를 완주한 지 약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보라는 “대회 3연패를 위해 출전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마라톤계의 관례로 보면 풀코스를 완주한 선수는 3개월 뒤에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최보라는 “인천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경주에서 2연패했던 내 성과가 이대로 묻히게 두긴 싫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최보라는 예쁜 외모와 달리 독종이다. 지금까지 풀코스에 도전해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34km를 달린 이후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중도 포기를 생각했지만 걷고 뛰기를 반복한 끝에 3시간 10분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도 결승선을 통과한 뒤 쓰러져 팬들로부터 “역시 최고의 마라토너”라는 찬사를 받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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