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日오픈·한국오픈 우승하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6일 06시 40분


허인회는 12일 끝난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도신토너먼트에서 ‘JGTO 역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3라운드 이후 ‘보이지 않는 견제’ 속에서 대기록을 달성하며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사진제공|JDX스포츠
허인회는 12일 끝난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도신토너먼트에서 ‘JGTO 역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3라운드 이후 ‘보이지 않는 견제’ 속에서 대기록을 달성하며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사진제공|JDX스포츠
■ JGTO 역대 최다 28언더파 新달성

고3 때 국가대표로 발탁된 개성파 골퍼
2008년 첫 우승 후 카레이싱·사업 외도
올해 스폰서 생기며 책임감에 연습 몰두
日견제에 “32언더 세계新도” 당찬 모습

국가대표 에이스, 필드의 악동, 게으른 천재, 개성파 골퍼,…. 프로골퍼 허인회(27·JDX스포츠)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수식어가 하나 생겼다. 12일 일본 기후현 도신 골프장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도신토너먼트에서 28언더파 260타로 우승하면서 ‘최다 언더파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허리 부상 치료 차 14일 일시 귀국한 그가 최다 언더파 우승 순간과 더불어 올해 생긴 변화에 대해 털어놓았다.

● 일본을 발칵 뒤집어놓다!

도신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일본골프계의 눈과 귀가 한 곳에 쏠렸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허인회가 최종일 경기에서 4타 이상을 줄이면 JGTO 역대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우기 때문이었다. 일본골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종전 JGTO 최다 언더파 기록은 일본남자골프의 전설로 불리는 오자키 마사시 등이 보유한 26언더파. 이런 대기록이 한국에서 온 무명 골퍼의 손에 의해 깨진다는 것이 달갑지 않았던 듯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가 시작됐다. 허인회가 1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고 다음날 다시 9타를 줄여 17언더파를 기록하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경을 기울였다. 허인회는 “1라운드부터 견제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하는데, 경기와 관련 없는 이상한 질문을 많이 했다. ‘누가 가장 두려운 경쟁자냐’ 등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런 기자회견은 2·3라운드에도 계속됐다. 기록 경신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럴수록 허인회는 더 당당했다. 3라운드 종료 후 기자회견에선 “일본기록이 아닌 세계기록(32언더파)을 깨고 싶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허인회는 “일본의 최다 언더파 기록을 내 손으로 다시 쓰게 됐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 악동 아닌 냉철한 승부사

허인회는 주니어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유망주다. 고3 때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2년간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경태, 이동환, 허원경 등과 함께 주니어무대를 휩쓸었다. 그러나 프로무대에선 이름을 크게 떨치지 못했다. 2008년 필로스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로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골프는 뒷전이었다. 오토바이, 카레이싱, 사업 등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튀는 행동을 일삼아 눈 밖에 나는 일이 많았다.

2014년 허인회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다. 프로 전향 이후 처음으로 자신을 믿고 후원해주는 스폰서가 생겼다. 그는 올해 국산 골프의류업체 JDX스포츠와 후원계약을 했다. 스폰서의 힘은 컸다. 허인회는 “처음으로 스폰서를 얻게 됐다. 진짜 기분이 좋았고, 올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스폰서가 생긴 이후 책임감을 갖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한번 하고 끝냈을 연습도 두 번, 세 번씩 하게 됐고 뒤에서 응원해주는 후원사 덕분에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적 성장도 두드러졌다. 허인회는 “올해 골프가 쉬워졌다”고 했다. 건방져 보이는 말이지만, 현실이다. 올해 기술적으로 가장 달라진 점 중 하나가 드라이브 샷이다. 거리도 늘었지만, 방향성까지 좋아져 마음 놓고 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그는 한국과 일본투어의 드라이브 샷 평균거리 1위에 올라있다. 한국에선 297.5야드, 일본에선 300.42야드를 기록 중이다.

허인회는 “거리가 늘고 방향까지 잡히니 골프가 정말 쉬워졌다. 드라이브 샷을 멀리 보내면 50야드밖에 남지 않을 때도 있다. 그 거리에선 러프에 들어가더라도 보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보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쩍 성장한 허인회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는 “이번 주 일본오픈, 그리고 다음주 한국오픈이 열린다.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 지금으로선 해볼 만하다. 우승할 자신도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지막으로 허인회는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은 나의 가장 오랜 팬이다. 늘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사랑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 허인회는?

▲생년월일=1987년 7월 24일
▲주요경력=2005∼2006년 국가대표, 2007년 KPGA 입회
▲주요성적=2014년 JGTO 투어 상금랭킹 10위(4357만5966엔), 2014년 KPGA 투어 상금랭킹 39위(4650만원), 2014년 원아시아투어 상금랭킹 21위(4만2000달러), 2014년 JGTO 도신토너먼트 28언더파 우승(일본 최다 언더파 기록), 2014년 JGTO 투어 드라이브 샷 평균거리 1위(300.42야드), 2014년 KPGA 투어 드라이브 샷 평균거리 1위(297.5야드), 2014년 JGTO 도신토너먼트 우승, 2013년 KPGA 투어 헤럴드 챔피언십 우승, 2008년 KPGA 투어 필로스오픈 우승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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