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의 뒷바라지…서건창 야구는 절절함의 결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5일 06시 40분


넥센 서건창. 스포츠동아DB
넥센 서건창. 스포츠동아DB
■ 이택근도 인정한 후배…솔선수범 리더감

선수는 선수가 알아보는 것이 진짜다. 넥센 주장 이택근(34)부터 서건창(24)은 인정한다. 주로 2번타자로 출장하는 이택근은 대기타석에서 1번타자 서건창의 타격을 지켜볼 때가 많다. 25세의 나이에도 미래 넥센의 주장감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서건창이 나서는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이미 리더가 될 만한 솔선수범의 성품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 기술적 노력, 일관된 성실함을 종합한 평가라 할 수 있다.

●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서건창은 2012년 넥센에서 신인왕에 오르기까지 긴 무명 시절을 보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서건창이 야구에만 전념하도록 뒷바라지 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절박함이라는 단어를 몸에 새겼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야구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 눈빛부터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 눈빛 덕분에 당시 넥센 2군 코치였던 박흥식 코치(현 롯데 타격코치)의 눈에 띄어 신고선수 테스트에서 합격할 수 있었다. 신고선수 입단, 1년 만의 방출, 경찰야구단 불합격, 현역 군입대, 다시 신고선수 입단 등 어린 시절 겪어버린 시련은 서건창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2012년 신인왕을 받은 뒤, 여기 저기 인사를 다니느라 밤 8시를 넘겼음에도 훈련장으로 간 일화는 서건창의 성공할 수밖에 없는 ‘독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 현재의 성공보다 미래의 발전을 보는 서건창

사실 지난해 서건창은 2년생 징크스를 살짝 겪었다. 오른 발가락 부상도 있었지만 핑계 대지 않고, 오직 야구에 몰입해 캠프를 보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그 결과 지금의 독특한 타격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서건창은 13일 광주 KIA전에서 한국프로야구 시즌 최다안타(197안타) 기록을 세우고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198호 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이미 내년 시즌을 준비한 훈련 프로그램에 들어간 상태다. 왜소한 체격에도 870g 배트를 사용했는데 2015시즌부터는 이 무게를 890g까지 올릴 계획이다. 890g의 배트는 4번타자 박병호가 쓰는 배트의 중량과 똑같다. 이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서건창은 필사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사람들은 천재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서건창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알 필요가 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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