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피플] 지창욱 “티켓값 아깝지 않은 공연 보여주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4일 06시 55분


MBC드라마 ‘기황후’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지창욱. 21일 서울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그날들’을 통해 뮤지컬 무대로 복귀하는 그는 “팀원 모두와 함께 열심히 해서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MBC드라마 ‘기황후’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은 지창욱. 21일 서울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그날들’을 통해 뮤지컬 무대로 복귀하는 그는 “팀원 모두와 함께 열심히 해서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그날들’ 무영 역 맡은 지창욱

드라마 촬영 병행…연습에 최대한 매진
악역 없어도 극적인 드라마 ‘놀라운 작품’
초연 때보다 더 보완된 캐릭터 보여줄것
열정 넘치는 유준상 형…나도 닮고 싶다

“그의 성공을 온몸으로 예감했다”, “무대에서 진정성을 위해 노력하는 배우”. 심지어 이런 말도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꼭 닮고 싶은 사내”.

배우 이건명, 신성우, 이정열이 한 말이다. 이런 쟁쟁한 선배들로부터 이 같은 극찬을 받은 대단한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지창욱(27)이다. MBC드라마 ‘기황후’에서 ‘타환’으로 출연해 하지원(기승냥 역)과 애틋한 러브라인을 그렸던 그다. 이들 연인은 ‘타냥커플’로 불리며 이 땅의 청춘들의 마음을 프라이팬 위의 버터처럼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지창욱이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다. 21일 서울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그날들’의 ‘무영’ 역이다. 2013년 초연 무대에서도 그는 ‘무영’으로 뮤지컬 팬들과 만났다. 1년 만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빛이 달라졌다.

“기황후 전보다 알아보시는 분들이 확실히 많아졌다. 하지만 실감이 날 정도는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신경을 쓰지 않고 다닌다.”

지창욱의 무신경함은 시크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와 5분만 대화를 해 본 사람이라면 단번에 눈치 챌 수 있다. 그의 무신경함의 근원은 ‘시크함’이나 ‘교만’ 따위가 아닌 ‘겸손’ 그 자체임을.

● “늘어난 팬보다 티켓가격이 더 부담돼”

- 요즘 많이 바빠 보인다.

“연말에 방송될 새로운 드라마 ‘힐러’ 촬영이 시작됐다. 그날들 연습과 병행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실 뮤지컬 무대에 서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워낙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놓칠 수 없었다.”

- 뮤지컬이란 장르를 참 좋아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한다. 대학 때 뮤지컬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비록 스태프로 참여했지만 대학 시절 뮤지컬에 참여를 하기도 했다. 난 무대조감독이었고, 주연은 문종원 선배였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작품을 거쳐 쓰릴미(2007)로 정식 데뷔했다.”

- ‘그날들’ 초연을 함께 한 이정열이 “지창욱은 연예계의 ‘페브리즈’”라는 말을 했다. 주위의 나쁜 냄새(분위기)를 싹 잡아준다고 하더라.

“연습실에서 항상 웃고 까불어서일 것이다(웃음). 연습실에서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작품의 성공여부를 떠나 함께 하는 사람들과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다.”

- 드라마의 성공으로 팬이 급증했다. 이번 공연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을 것 같다.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사실 내가 가장 겁내는 것은 티켓가격이다. 그날들의 티켓가격을 처음 들었을 때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한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날들 팀원 모두와 함께 열심히 해서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을 만드는 것밖에 없다.”

● “유준상 같은 ‘대장’이 되고 싶다”

- ‘그날들’에서 여유과 위트를 지닌 청와대 경호원 ‘무영’ 역을 맡았다. 초연 때와 어떻게 다른 ‘무영’을 보여줄 것인가.

“바꿔야 한다, 달라져야 한다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초연보다 나은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는 것은 맞지만 ‘달라지기 위해’ 연습을 하지는 않는다. 좋았던 것은 그대로 가져가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겠다.”

-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다보면 연습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연습량을 메우는 노하우가 있을까.

“없다. 부족하면 ‘채우는’ 수밖에 없다. 노하우라면 최대한 열심히,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하는 것뿐이다.”

- 아직도 팔팔한 20대다. 아직 연기나 배우에 대한 철학을 세우기에는 이른 것 같지만, 어쩐지 지창욱에게는 ‘뭔가’가 있을 것 같다.

“20대 초반에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했다. 나이와 작품 수가 늘어가면서 ‘철학’이란 게 생기더라. 지창욱만의 고집, 아집일 수도 있다. 나만의 선을 긋는 작업이다. 다만 지금은 밝히기 어렵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웃음). 군대 다녀오면 또 달라질 것이다.”

- ‘그날들’만의 특징을 꼽자면.

“알려져 있듯 그날들은 고 김광석의 음악이 중심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배우들과 밥을 먹다가 문득 나온 얘기가 있다. 그날들에는 악역이 없다. 악역이 없는데도 이렇게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다니! 놀라운 작품이 아닌가.”

- 롤모델인 선배가 있나.

“유준상, 오만석, 이건명 형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롤모델을 떠나 ‘나도 나중에 저런 대장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유)준상 형은 정말 파이팅과 열정이 넘친다. 그런 배우는 처음 봤다. 형이 연습실에 나타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정도다. 나도 형들처럼 좋은 기운을 가진 선배가 되고 싶다.”

-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다른 작품이 있다면.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라는 뮤지컬이다. 조강현 형이 하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홀딱 반해버렸다.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 꼭 하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