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사방치기… 고누… 놀이수업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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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소란스러운 갈마초등학교… 왜?
아이들 전통놀이로 소통 배워

대전 갈마초등학교는 ‘놀이통합교육 연구학교’다. 다른 학교에 비해 소란스럽다 싶을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수업 시작 전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을 통해 학생들이 각종 놀이를 하기 때문이다.

갈마초등학교는 학교가 재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 활동시간(60∼80시간) 중 20시간을 놀이로 채운다. 교실마다 공기 고누 장기 등의 놀이도구가 마련돼 있다. 바깥에는 사방치기 달팽이놀이 팔자놀이 등을 위한 설비가 갖춰져 있다. 갈마초등학교는 1학년과 6학년 등 고학년과 저학년을 묶어 놀이를 하도록 해 선후배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학교폭력도 예방하고 있다.

이 학교 이영진 연구부장은 “봄가을 운동회 날 그동안 해온 놀이를 하루 종일 할 수 있게 해줬더니 단순히 부모에게 보여주는 운동회가 아니라 즐기는 운동회로 바뀌었다”며 “방과 후에는 학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이런 놀이를 학교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놀이 중에 소소한 다툼을 경험하면서 이제는 교사에게 달려오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대화로 해결하는 순기능도 나타났다고 한다.

놀이통합교육은 대전시교육청이 지난해 초부터 도입했다. 학교생활의 즐거움 더하기, 타인 배려하기, 창의성과 준법성 배양하기, 심신의 건강 도모하기, 컴퓨터 게임 중독에서 헤어나기 등 다양한 교육 목적을 한꺼번에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초등교육과 노수규 장학사는 “놀이를 교과과정 안으로 끌어들여 교육목표의 달성을 꾀한다는 점에서 전국에서 처음 하는 실험적 시도”라며 “2016년부터 145개 초등학교 전체와 중학교 일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놀이의 종류와 접근 방법도 다양하다. 또 다른 연구학교인 목동초등학교의 경우 팽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등 다양한 놀이를 권장하고 있다. 놀이 과정에서 다툼이 생기면 당사자들 스스로 풀거나 학부모 기구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을 모색한다. 둔촌초등학교는 1학년 산가지 놀이, 2학년 비석치기, 4학년 굴렁쇠 굴리기 등 학년별 중점 놀이를 지정해 운영한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놀이를 통해 정직, 책임, 존중, 배려, 공감, 소통, 협동 등 인성의 7대 덕목을 배울 수 있다. 놀이교육을 실시하면서 심신이 밝아지고 건강해졌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갈마초등학교#놀이통합교육 연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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