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개나 고양이에 초콜릿 주면 탈난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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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안드레아 더리 외 지음·조규희 옮김/448쪽·2만2000원·자연과생태

“이 신사양반은 하인 네 명이 거들어주지 않으면 아침 ( )을 목으로 넘기지 않았다. 한 하인이 ( )이 담긴 주전자를 바치면, 둘째 하인이 작은 도구를 꺼내 ( )을 휘젓는다. 그러면 셋째 하인이 잔 받침보를 깔고 넷째 하인이 ( )을 따른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서 프랑스 귀족이 ( )을 마시는 장면이다. 여기서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초콜릿이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식물 카카오의 특징부터 귀족들의 기호품이던 초콜릿이 대중화에 이른 역사까지 초콜릿의 모든 것을 들려주는 책이다.

카카오의 최대 생산국은 코트디부아르-가나-나이지리아 순이고, 최대 소비국은 스위스-잉글랜드-루마니아 순서다. 생산국과 소비국이 불일치하는 이유는 카카오 재배자들이 초콜릿을 사먹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하기 때문이다. 2009년 기준으로 초콜릿 100g의 가격은 69센트(약 720원). 이 중 카카오 재배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3센트다.

개나 고양이가 귀엽다고 초콜릿을 주면 안 된다. 초콜릿엔 피로를 완화하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개나 고양이에겐 이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없다.

초콜릿 박물관 큐레이터라는 저자들은 구슬 서 말을 모으는 성실함만 있지 이를 멋지게 꿰어내는 재주는 없어 보인다. 우유나 튤립, 향신료를 키워드로 읽어낸 미시사 같은 깊이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카카오#초콜릿#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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