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KT&G 대표이사 “公社 시절은 경영 아닌 행정… 민영화 뒤 과감한 혁신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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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진 KT&G 대표이사는 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KT&G타워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회사를 키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KT&G 제공
민영진 KT&G 대표이사는 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KT&G타워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회사를 키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KT&G 제공
“공사 시절엔 경영이라기보다는 행정에 가까웠습니다. 모두 ‘어떻게 하면 감사원에 적발되지 않을까’만 고민하는 분위기에서 무슨 성과가 났겠습니까.”

민영진 KT&G 대표이사는 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KT&G타워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영화 이전 회사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담배인삼공사에서 2003년 민영화한 KT&G는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 대표는 “민영화 전 7300명이던 인력을 민영화 후 4000명으로 줄인 데다 18개였던 공장도 5개로 통폐합하는 등 과감한 경영혁신을 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2010년 취임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KT&G 내부에선 민 대표 취임 이후 조직 내 ‘패배주의’가 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58%까지 떨어졌던 국내시장 점유율은 민 사장 취임 이후 반전에 성공해 올 1분기(1∼3월) 62%까지 올랐다. KT&G는 최근 세계 최초 초슬림 캡슐담배인 ‘에쎄 체인지’, 흡연 시 옷에 배는 냄새와 담배 연기를 줄인 ‘더 원 에티팩’ 등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또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 2조5000억 원 중 28%인 7100억 원을 해외에서 올리며 세계 5위 담배회사가 됐다.

민 대표는 “전 세계 담배시장의 70%를 글로벌 기업 3사가 장악하고 있다. 자국(自國) 담배회사의 시장점유율은 프랑스 26%, 대만 34%, 이탈리아 23% 수준”이라며 “담배시장 개방 이후에도 60% 이상의 점유율을 자국 담배회사가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담배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품질이나 가격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아 아직 직접 시장에 뛰어들 필요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출시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제기한 담배소송에 대해선 “기존 소송과 다르지 않고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불필요한 비용과 사회적 갈등만 유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 담배업체들이 매년 내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조6000억 원 중 1조 원이 건보 재정에 지원되고 있는데 담배가 건보 재정을 축냈다고 하는 건보공단의 논리는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담뱃세 인상 움직임에 대해선 “정부에서 결정하는 일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서민부담과 물가에 대한 영향을 고려한 합리적인 조세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KT&G는 건강기능식품과 제약, 화장품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민 대표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길고 멀리 보며 내실 있게 키워 갈 것”이라며 “특히 6년근 홍삼이 함유된 한방 화장품 ‘동인비’는 한 번 써보면 누구나 반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민영진#K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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