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콧수염 같은 자유… 자르면 다시 자라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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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 형제/알렉스 쿠소 글/샤를 튀테르트르 그림/백선희 옮김/44쪽·1만3000원/내인생의책

내인생의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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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어떻게 얻어지는 걸까요? 대부분 어딘가로부터 얻어지거나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갖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졌다고 생각하는 자유가 억압받는 일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덕분입니다.

미얀마에 가면 꼭 보아야 하는 공연이 바로 콧수염 형제들의 공연이랍니다. 3대에 걸쳐 코미디 공연을 하면서 살아가는 삼 형제의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유에 대한 풍자 섞인 코미디가 독재자의 심기를 건드린 것입니다. 그 일로 7년 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파파 레이’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움직였던 일은 아직도 유명합니다. 그림책 ‘콧수염 형제’는 그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백성들을 괴롭히는 나쁜 왕이 있었습니다. 나쁜 왕은 사람들의 소중한 자유를 모두 빼앗아 가버렸고 사람들은 마음대로 말하지도 노래하지도 춤추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때로 왕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몽땅 감옥에 가두어 버리기도 했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아버린 것이지요.

콧수염 형제는 사람들의 자유를 빼앗은 왕의 이야기를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로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형제는 커다란 꼭두각시를 만들어 우스운 연극을 했지요. 화가 난 왕은 결국 콧수염 형제를 감옥에 가둬버립니다. 하지만 태양은 여전히 떠오릅니다. 잘라낸 콧수염도 다시 자라게 마련입니다.

글을 쓴 알렉스 쿠소는 호박과 꽃상추를 재배하며 버섯을 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먹을 것을 직접 정성껏 가꿔내는 일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무엇인지를 체득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많은 색을 쓰지 않아 더 강렬한 샤를 튀테르트르의 그림은 글을 읽어내는 것 이상의 읽을거리를 제공합니다. 자유와 평화,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자란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콧수염 형제#미얀마#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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