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24시간 배아 모니터링 실시… 임신 성공률 높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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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산모 고령화와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불임부부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불임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받은 사람은 19만1000여 명으로 2008년(16만2000여 명)보다 약 17% 늘었다. 연평균 4.2%가량 증가한 셈.

불임이 사회문제화되면서 불임 치료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체외수정으로 만든 배아의 미세한 스트레스까지 차단할 수 있는 장비들이 개발됐다.

가장 기본적인 불임 시술은 시험관 아기를 만드는 체외수정법이다. 여성의 난자를 몸 밖으로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후 다시 수정된 배아를 자궁으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체외수정은 난자와 정자를 섞어 자연스럽게 수정을 유도하는 방식(IVF)과 하나의 난자에 하나의 정자를 주입하는 방법(ICSI)으로 나뉜다.

성공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난임부부 시술 지원사업’에 선정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실시한 총 2만4448건의 체외수정 시술 중 31.1%가 임신에 성공했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면 배아가 형성되는데, 이 배아가 성장, 분열, 이식까지 약 120시간이 걸린다. 의료진은 배아를 다시 산모의 몸속에 이식시키기 전까지 성장과 발달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

2, 3년 전까지만 해도 배아의 성장을 24시간 체크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배아 하나당 하루 1회 3, 4분가량만 성장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인력과 장비 부족 때문에 모든 배아를 일일이 현미경으로 옮겨서 관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24시간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병원들이 등장하고 있다. ‘프리모비전’이라는 베아 모니터링 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배아를 이동시키지 않고 곧바로 관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아가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임신 성공률도 높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프리모비전은 24시간 동안 관찰한 영상을 동영상으로 저장한다. 배아의 단면적을 연속 단층 촬영할 수도 있어 정확한 배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은 산소 농도를 5%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장치가 결합돼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 산소 농도는 20%가 넘는데, 이런 환경은 배아가 담겨 있는 배양액의 성분을 산화시킨다. 산소 농도를 5%로 유지해주면 배아의 손상도 막을 수 있다.

지난해 6월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의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불임 부부의 임신율은 30∼35%인데, 배아모니터링 시스템 덕분으로 50%까지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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