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종가’ 종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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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2연패… 자력 16강 불가능
EPL 용병 득세로 대표팀 경기력 저하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추락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무적함대’ 스페인의 충격적인 탈락에 이어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아졌다.

잉글랜드는 20일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졌다. 1차전에서도 이탈리아에 1-2로 무릎을 꿇었던 잉글랜드는 2연패하며 16강 자력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우루과이, 이탈리아, 코스타리카가 속한 ‘죽음의 조’ D조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한 팀은 잉글랜드뿐이다.

잉글랜드는 6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다. 독일 축구 정보 사이트 ‘트란스페어마르크트’의 자료에 따르면 잉글랜드 대표팀 23명의 시장가치(선수의 연봉, 성적,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 금액)는 2억9392만 파운드(약 5097억 원). 세계 6위의 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1966년 대회를 개최하며 우승컵까지 들어올린 잉글랜드는 이번까지 14차례 월드컵 본선에 나섰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1990년 이탈리아 대회의 4위를 마지막으로 20년 넘게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한 데다 이번 대회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축구 종가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현대 축구의 근원지이자 세계 최고의 프리미어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잉글랜드의 몰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출신이 많다. 자국 선수들이 밀려난 게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잉글랜드 축구 팬 사이에서는 “대표팀 대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 등 클럽 팀이 월드컵에 나가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루과이전 패배에 대해 영국 언론도 냉정한 반응을 쏟아냈다.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의 플레이는 부자연스럽고 투박했다. 수비진과 골키퍼는 경기 시작부터 위태로웠다.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썼다. 더 타임스는 “어려운 조라고 하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스스로의 어설픈 플레이”라고 보도했고 인디펜던트는 “세계적인 무대에 서기에는 수준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벼랑 끝에 몰린 잉글랜드가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은 25일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잉글랜드#월드컵#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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