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기증한 아들의 사랑, 널리 알리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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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자 유가족모임 발족

20일 뇌사 장기 기증자 유가족들이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에게 장기 기증에 서약해 달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일 뇌사 장기 기증자 유가족들이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에게 장기 기증에 서약해 달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사랑하는 나의 가족은 생명을 살린 영웅입니다.”

20일 오후 5시 반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 출구 앞에 ‘가장 멋진 선물은 당신의 장기기증 서약입니다’ 등의 피켓을 든 다섯 명이 모였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캠페인에 참여한 뇌사 장기 기증자의 유가족인 김태현(53), 백낙현(74), 장부순(71·여), 강호(59), 윤복연 씨(67·여)다.

이들 유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떠난 가족을 대신해 장기기증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 패밀리(Donor Family·기증자 가족)’를 만들었다. 장기기증운동본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에서 도너 패밀리 발족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뇌사 장기기증자 28명의 가족 38명과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 박유미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박 본부장은 “이번 모임의 발족을 계기로 장기를 기증한 유가족을 예우하고 장기기증 문화의 선진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너 패밀리는 앞으로 전국 12개 지역별로 지속적인 모임을 열고 장기기증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유가족 중에는 본인도 사후 장기기증을 신청한 이들도 있다.

2000년 아들의 장기를 기증한 강 씨는 “외국에서는 이런 모임이 많다고 들었다. 모임을 통해 아들이 남기고 간 사랑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장기기증#생명 기증#시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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