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배혜림]꽉막힌 세월호 국회… 협상 펑크내는 여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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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많아서” 툭하면 불참-대타… 세월호 유족 면담도 반쪽 진행

배혜림·정치부
배혜림·정치부
6월 임시국회는 ‘세월호 국회’로 불렸다. 여야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소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호 국회’는 정작 여야의 힘겨루기로 한 치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운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자주 불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발생 두 달째인 17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지도부에 티타임을 제안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박영선 원내대표,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지만 새누리당에서는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만 자리를 함께했다. 김재원 수석은 회동 뒤 브리핑에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일정이 많아 오지 못했다”고 했다.

상반기 국정감사 실시 시기와 관련해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제시한 23일과 새정치연합이 제시한 30일의 중간쯤인 25, 26일경 시작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반대했다. 김재원 수석은 “국감을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서 실시하게 됨에 따라 중복 감사, 무분별한 증인 채택 우려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칙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까지 나섰지만 결국 원(院) 구성은 이날도 완료되지 못했다.

이에 앞서 12일 이뤄졌던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와 피해자 가족들의 면담은 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의 불참으로 반쪽으로 진행됐다. 피해자 가족들이 허송세월하는 국조특위를 보다 못해 제안해 이뤄진 만남이다. 그러나 조 의원은 “여야 합의가 우선이다. 유가족을 핑계로 정치적 쇼를 하려는 야당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조특위 여야 간사가 밤을 새워가며 ‘2+2’ 회동을 할 때도 여당의 불성실한 태도는 두드러졌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열린 회동에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이 불참해 버린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은 처음부터 자기들의 정치 스케줄을 관철시키기 위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시간을 끈다”고 새정치연합의 태도를 비난한다. 여야 협상의 내밀한 속내는 다 알 수 없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는 무책임한 것이다.

배혜림·정치부 beh@donga.com
#세월호#임시국회#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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