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시력 장애인들 “TV 보는 즐거움이 생겼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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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든 TV에 ‘스마트 기능’
목소리로 온오프-채널전환 가능… 프로그램 정보도 음성으로 전달
대화하듯이 시청할 수 있어

올해 출시되는 모든 삼성 TV에 장착된 스마트 기능을 활용하면 저시력 장애인들이 음성 안내를 들으면서 TV를 편리하게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일반인들은 시각장애인들이 TV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가운데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장애인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사물의 움직임을 어렴풋하게 구분할 수 있는 저시력 장애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해도 저시력 장애인들이 TV를 본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불편한 일이다. 시력이 좋지 않아 TV 리모컨으로 프로그램 이름을 입력하는 등의 조작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시력 장애인들도 이제 TV를 편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전자가 소외되는 사람 없이 누구나 TV를 볼 수 있도록 올해 출시하는 모든 삼성전자의 TV에 저시력 장애인들의 활용성을 높인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이 기능에는 목소리만으로 TV를 작동할 수 있는 ‘음성 인식’ 기능과 TV 프로그램의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음성 안내’ 기능이 있어 저시력 장애인들이 TV를 편하게 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을 맡고 있는 이상현 사회복지사가 18일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기능이 장착된 ‘삼성 커브드 UHD TV’를 작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을 맡고 있는 이상현 사회복지사가 18일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기능이 장착된 ‘삼성 커브드 UHD TV’를 작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저시력 장애인들이 세상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올 4월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 스마트 기능이 장착된 ‘커브드(곡면) UHD(초고화질) TV’를 기증했다. 이후 이 복지관의 저시력 장애인들은 스마트 기능을 활용해 TV를 보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복지관에서는 저시력 장애인이면서 평소 이들의 컴퓨터 교육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이상현 씨(36)가 삼성 TV의 스마트 기능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2002년 이 복지관에 입사한 이 씨는 태어날 때부터 저시력 장애를 앓아 누구보다 시각장애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어린 시절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도움을 청해야 하는 애로를 겪은 이 씨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등 전자제품 사용에 매달렸고 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 씨는 삼성 TV의 스마트 기능 가운데 음성 인식 기능이 저시력 장애인들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은 외부와 소통할 때 말하고 듣는 것에 집중을 하는데 음성 인식 기능을 사용하면 대화하듯 TV를 작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하면 저시력 장애인들이 프로그램 이름을 TV에 입력하느라 진땀을 빼지 않아도 된다. 특정 프로그램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도 연관되는 제목 몇 글자나 출연 연예인 이름을 리모콘 격인 ‘스마트 컨트롤’에 대고 말하면 TV가 프로그램 리스트를 뽑아 음성으로 알려준다.

또 음성으로 TV를 작동하거나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기 위해 스마트 컨트롤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TV 화면 속 포인터의 움직임과 선택한 콘텐츠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과거에 저시력 장애인들이 TV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 정전기와 눈부심을 견디며 TV를 어렵게 조작하는 불편이 사라진 것이다. 이 씨는 “음성 안내 기능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방송국, 채널, 출연 인물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정보까지 말로 알려줘 저시력 장애인들의 TV 보는 즐거움이 훨씬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삼성전자#캘럭시#스마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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