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부산시의회 ‘제 밥그릇 챙기기’ 급급 실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용휘·사회부
조용휘·사회부
부산시의회의 새 의장단 구성을 놓고 말이 많다.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제7대 부산시의원은 47명.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13명, 3선은 5명, 4선은 2명이다. 비례대표 5명을 제외한 지역구 42명은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정치권에 첫발을 내딛는 초선 의원은 최연소인 김진영 당선인(36·해운대구 3)을 포함해 27명. 이들은 다음 달 1일 개원을 앞두고 ‘민의의 전당’에서 시민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선배 의원들의 투명하지 못한 의회 운영 행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 의장 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신경전이 꼴불견이기 때문이다.

차기 의장으로는 이해동(60), 백종헌 의원(52)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다선 의원이 의장을 맡아 온 관례에 따른 것이다. 백 의원은 4선으로 6대 후반기에 1부의장, 이 의원 역시 4선으로 2부의장을 각각 맡았다.

두 의원은 당선 뒤 한 사람이 연임하지 않고 전·후반기를 번갈아가며 의장을 맡기로 했다. 가능하면 합의로 선출한다는 데도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누가 먼저 할 것인가에 대해 ‘힘겨루기’로 버티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해 시의회 내부에서는 이들의 거취를 3선 의원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3선 의원들은 지난주 모임에서 “두 사람이 직접 만나 통 큰 양보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16일 기자실을 방문해 “전반기 의장을 제가 먼저 하기로 했다”고 불쑥 내뱉었다. 연장자인 자신이 먼저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그러자 백 의원은 “씁쓸하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야 하는데…”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의회 주변에서는 이 의원이 먼저 의장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교통정리가 안돼 갈등이 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전체의 과반이 넘는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는 ‘나눠 먹기’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자치입법과 행정감시 기능을 가진 시의회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서야 열린 의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민주주의 기본인 절차와 법규부터 지켜야 시의회가 명실상부한 민의의 전당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조용휘·사회부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