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의 주인공은 일본심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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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유이치 심판.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니시무라 유이치 심판.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월드컵 개막전 최초의 아시아인 주심, 그러나 논란의 PK 판정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라
크로아티아 감독, 선수들은 격렬히 반발
반면 일본과 브라질은 니시무라 감싸기 모드

브라질도, 크로아티아도 아니었다. 13일 열린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 끝난 뒤 화제의 이슈가 된 인물은 엉뚱하게도 일본인 심판이었다. 개막전 직전까지만 해도 니시무라 유이치 심판은 일본의 자랑이었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 주심을 맡게 된 아시아인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니시무라 외에 두 명의 부심까지 개막전에 들어가는 ‘경사’를 맞았다. 니시무라는 2010남아공월드컵, 2012런던올림픽, 2103컨페더레이션컵에 출전했고,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올해의 심판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1-1로 맞서던 후반 26분 크로아티아 수비수 데얀 로브렌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브라질 프레드를 잡아당겼다고 판정하며 전 세계를 들끓게 하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판정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네이마르가 성공시켜 개막전의 물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 격분한 크로아티아와 누리꾼들

크로아티아 니코 코바치 감독은 1-3으로 패한 뒤 핏발 선 독설을 쏟아냈다. 코바치 감독은 “나는 평소 절대로 심판 판정을 걸고넘어지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심판이)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판정이라고 생각한다. 강도를 만난 기분이다. 저것이 페널티킥이라면 축구가 아니라 농구다. 이런 식이라면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이 100개는 나올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니시무라는) 월드컵 심판 같지 않았다. 그는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에 다른 판정기준을 들이밀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크로아티아 수비수 베드란 촐루카도 “지금까지의 현역 인생에서 영어를 못하는 심판은 처음 봤다. (페널티킥 판정 직후 불만을 품은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집단으로 달려들어 항의하자) 심판이 일본어로 뭐라 뭐라 했지만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조롱 섞인 인신공격까지 불사했다. 다국적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개막전 직후 니시무라를 ‘브라질인’이라고 업데이트했다가 삭제했다. 한국의 안정환 해설위원도 생중계 도중 “저 정도 몸싸움도 허용되지 않으면 축구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적 견해를 취했다.

일본과 브라질은 감싸기와 달래기 모드

반면 일본 언론은 ‘니시무라 주심의 의연한 판정’이라고 결단력을 옹호했다. “니시무라 심판은 판단력이 좋고, 위치선정과 움직임도 탁월하다”는 칭찬도 곁들여졌다.

브라질의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도 3-1 승리 직후 “올바른 판정이다. 주심이 페널티킥이라고 보고 페널티킥을 준 것뿐이다. 판단은 심판이 한다. 우리도 페널티킥이라고 봤다”고 두둔했다. 다만 스콜라리는 크로아티아에 대해 “패했으니 그렇게(오심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브라질이 심판 덕을 본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심판은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8강 브라질-네덜란드전에서도 주심을 봐 브라질과 인연이 각별하다. 당시에는 브라질 선수에게 치명적인 레드카드를 내밀었고, 열세에 몰렸던 브라질은 결국 네덜란드에 패해 탈락했었다.

한편, 일본의 인기가수 우타다 히카루는 13일 트위터에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일본인을 미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올려 국가적 감정싸움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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