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경선 패배 캔터 하원원내대표 사임… 美공화당 지도부 권력게임 점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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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티파티 출신의 정치 초년생 데이비드 브랫 후보에게 패한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11일 사임을 선언했다. 캔터 원내대표는 패배 하루 만인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31일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하원의원 임기는 채우겠다고 했다.

공화당 서열 2위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하원의장(공화당 서열 1위) 후보였던 캔터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으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후계를 둘러싼 당내 권력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화당은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도부를 새로 구성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게 됐다.

특히 캔터 원내대표가 “이민법 개혁 등에서 충분히 보수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낙선함에 따라 선명성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공화당이 지금보다 강경한 노선으로 기운다면 민주당과 맞붙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캔터 원내대표는 자신의 후임과 관련해 당 서열 3위인 케빈 메카티 하원 원내총무를 전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0년 원내총무직을 놓고 메카티 의원과 겨룬 피트 세션 하원 규칙위원회위원장을 비롯한 다수의 중진 의원이 당 지도부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캔터 원내대표의 패배 원인과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중앙정치에 집중한 캔터가 정작 지역구의 민심 변화를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여러 차례 사전 경고가 있었지만 캔터 후보 진영은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뒤늦게 위기를 인식한 캔터 진영이 TV 광고 등에 돈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브랫 후보의 이름만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역 언론의 응원과 보수진영의 조직화된 ‘풀뿌리 민주주의’ 선거운동이 브랫의 승리를 이끌었다”며 버지니아 지역 라디오 진행자인 로라 잉그레햄과 마크 레빈의 역할을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브랫 후보를 홍보해 지지자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이끌어 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캔터 하원 원내대표#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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