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2022 월드컵유치 재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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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뇌물증거 밝혀지면 재투표”, FIFA부회장 강경… 공식조사 착수
축구協 “최종결정 나오면 검토”… 당시 4위 日 “유치의사 있다” 先攻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결정된 카타르가 선정 대가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세계 축구계를 강타하면서 개최국 재선정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당시 경쟁 국가였던 한국 일본 미국 호주 가운데 호주마저 뇌물 의혹이 불거져 재선정에 돌입한다면 한미일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짐 보이스 FIFA 부회장은 1일 영국 BBC에 “(카타르의) 비리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가 집행위원회에 전달된다면 재투표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뉴욕 변호사 출신인 마이클 가르시아 수석조사관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조사관은 2일 오만에서 의혹을 부인하는 카타르축구연맹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그레그 다이크 영국축구협회장은 “이는 매우 심각한 의혹으로 반드시 새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英언론 “유치대가 51억원 뇌물” 폭로 국제축구연맹(FIFA) 뇌물 스캔들을 ‘월드컵 매수 음모’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로 폭로한 영국 선데이타임스 1일자 프런트면.
英언론 “유치대가 51억원 뇌물” 폭로 국제축구연맹(FIFA) 뇌물 스캔들을 ‘월드컵 매수 음모’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로 폭로한 영국 선데이타임스 1일자 프런트면.
이에 앞서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무함마드 빈 함맘 전 FIFA 집행위원 겸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최소 4명의 아프리카 출신 FIFA 집행위원과 아프리카 약 30개국 축구협회장,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등에게 카타르의 유치를 지지하는 대가로 500만 달러(약 51억 원)가 넘는 뇌물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함맘 전 회장은 BBC에 “이는 뇌물이 아니라 관행상 선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2011년 뇌물 의혹으로 FIFA에서 영구 제명됐다가 2012년 재판에서 승소한 직후 FIFA로부터 2차 영구제명 조치를 당했다.

500만 달러 중 41만5000달러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을 이끌던 레날드 테마리 회장의 뇌물 수수로 인한 투표권 박탈 관련 소송비용으로 들어갔다. 테마리 회장은 당시 호주를 지지해 호주도 뇌물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카타르의 선정 과정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까지 검은돈의 흐름을 추적하기도 했지만 FIFA가 움직이지 않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입금 명세서와 e메일 등이 내부 고발자에 의해 언론에 공개되면서 뇌물 의혹은 최고조를 맞고 있다.

데이비드 갤럽 호주 축구협회장은 호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제기된 의혹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카타르가 개최 자격을 박탈당한다면 다시 월드컵 유치를 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도 최근 “카타르를 대신해 월드컵을 치를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등 당시 카타르와 경쟁했던 한미일 3국이 재선정 때 다시 의욕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기헌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최종적으로 재투표를 한다는 결정이 나오면 그때 협회가 어떻게 준비할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양종구 기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제프 블래터#레날드 테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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