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이비종교 신도들, 맥도널드 매장서 여성 때려 숨지게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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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 협조 않는다며 6명이 구타… 매장안 시민들 아무도 제지 안해

중국에서 사이비종교 신도들이 사람들 앞에서 선교활동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며 젊은 여성을 집단 폭행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도 문제이지만 이 과정에서 아무도 피해자를 도와주지 않은 비정함에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일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경 산둥(山東) 성 자오위안(招遠) 시 공안국 맞은편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사이비종교 집단인 ‘전능신(全能神)’ 조직원 6명이 우(吳)모(37) 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

장리둥(張立冬) 등 조직원들은 매장에 있던 우 씨에게 선교활동을 위해 필요하다며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우 씨가 이를 거부해 말다툼이 벌어지자 조직원들은 매장 내 집기로 그를 폭행했다. 목격자들은 조직원들이 우 씨에게 “악마”라고 외치며 무차별 구타했다고 전했다. 우 씨는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졌으며 조직원들은 출동한 경찰에 모두 붙잡혔다.

숨진 우 씨는 일곱 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로 일본계 회사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경영학석사(MBA)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원들은 남자 2명에 여자 4명으로 구성된 가족이며 이 중에는 12세 남자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전능신은 1990년대 초 허난(河南) 성에서 생겨났으며 1995년 당국에 의해 사교로 규정됐다. 창시자 자오웨이산(趙維山)은 이미 미국으로 도주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중국 내 피라미드식 조직을 조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출산 때문에 외부 전도활동을 나가지 못해 조직에서 강등된 한 여성 신도가 낳은 지 2개월 된 여자아이를 숨지게 하는 등 잔인함을 보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범으로 이미 구속된 장리둥은 중국중앙(CC)TV 기자에게 “법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우 씨가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다른 손님들은 물론이고 매장 직원들도 손을 쓰지 않았던 정황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건장한 남자들이 있었는데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며 개탄했다. 사건이 발생한 맥도널드 매장에는 시민들이 찾아와 조화를 가져다 놓기도 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사이비종교#집단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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