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챙이 몸값 윤석민, 월척 실력 보여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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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특급 에이스 없이 고만고만한 투수 잔뜩 모여

프로야구 KIA에서 뛰었던 윤석민(28·사진)은 결국 꿈을 찾아 떠났다. 그러나 돈을 주고 그를 산 쪽에서 그 꿈은 아직까지 ‘보험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윤석민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이 한창이던 19일 플로리다 주 사라소타에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전지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에 연봉은 575만 달러(약 61억8585만 원). 연평균 192만 달러(약 20억6400만 원)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 339만 달러(약 36억4500만 원)의 56.6%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더 몬스터’ 류현진(27)은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과 비슷한 333만 달러(약 35억8000만 원)를 받았다. 포스팅 비용(이적료)까지 포함하면 류현진의 계약 총액은 6173만 달러(약 664억 원)를 넘어선다. 볼티모어에서 윤석민의 기대치를 류현진보다 낮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영입한 뒤에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 수집을 멈추지 않았다. 윤석민이 입단 기자회견을 열던 날도 스포트라이트는 우발도 히메네스(30) 영입 소식에 맞춰졌다. 현재 ESPN 같은 현지 언론에서 전망하고 있는 볼티모어 예상 선발진은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10승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다. 특급 에이스는 없지만 준척급 선수가 잔뜩 모여 있는 구조다.

결국 윤석민이 볼티모어에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차려면 스프링캠프에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천웨이인(29·대만)은 윤석민과 비교될 수 있다. 천웨이인은 2년 전 스프링캠프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지난해 류현진도 스프링캠프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29였다.

기준에 미달하면 윤석민은 불펜으로 밀려나는 건 물론이고 아예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윤석민 계약서에는 마이너리그 강등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 있지만 올해는 예외다. 그 대신 스프링캠프부터 눈에 띄는 모습을 펼친다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보장액 외에 옵션이 총 1302만5000달러(약 140억 원)나 되기 때문이다.

“볼티모어 선수들과 같이 운동하는 게 정말 즐겁다”는 윤석민은 “현재 컨디션이 70∼80% 정도 올라온 상황이다. 다음 달 7일 탬파베이전이나 8일 필라델피아전에 첫 등판 할 거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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