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버스 환승시간 단축… 울산서민 부담 늘듯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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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시내버스 요금인상과 병행… 市 “무료환승 악용 늘어 개편 불가피”
환승횟수는 종전대로 무제한

다음 달 1일부터 울산지역 시내버스 요금이 평균 4% 오른다. 무료 환승 허용시간은 20분 줄어든다. 시내버스업계에 지원해주는 울산시의 보조금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지하철이 없는 울산에서 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되고 무료 환승 시간이 줄어들면 서민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는 “3월 1일부터 시내버스 요금(성인 현금 승차 기준)을 현재 1150원에서 1200원으로 5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2011년 7월 15일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또 다음 달 1일부터 시내버스 무료 환승 허용시간을 현재 60분에서 40분으로 단축한다. 무료 환승제 도입(200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환승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울산시는 환승 보전액이 2005년 이후 연평균 15.7%(2005년 50여억 원에서 지난해 112억 원) 증가해 재정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무료 환승제를 악용하는 사례가 잦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설명. 시의 분석 결과 하루 평균 시내버스 이용객의 84%인 33만6628명이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이 중 18%인 6만432명이 무료 환승을 활용한다.

평균 환승 소요시간은 14.4분이며 환승 이용객 가운데 86.3%가 30분 이내에 환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 환승자의 11.5%인 6343명은 3회 이상 무료 환승을 하고 있다.

시는 무료 환승시간을 20분 단축하되 환승횟수는 종전처럼 무제한으로 둔다. 다만 울주군과 북구 일부의 농어촌 지역을 운행하는 23개 노선 32대에 대해서는 현행 60분 무제한 환승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시는 무료 환승시간 단축으로 연간 18억 원의 예산 절감과 함께 업계도 3억∼4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시내버스업계에 매년 219억 원씩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내버스 요금은 성인은 현금 1200원, 카드는 1140원으로 인상된다. 청소년은 현금 기준 현재 800원에서 850원, 카드는 750원에서 770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번 요금 인상과 무료 환승 허용시간 단축으로 버스업계는 연간 34억 원가량의 경영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내버스업계는 2012년 12월 성인 요금을 410원(36%) 인상해줄 것을 울산시에 요구했다. 시는 전문기관 용역과 대중교통개선위원회,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상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시민 편의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오후 11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 KTX 울산역에서 울산 도심으로는 시내버스와 리무진버스가 운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심야에 KTX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할증료를 물고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시는 “버스업계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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