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아름다운 작별·이규혁 불굴의 도전 세계가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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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5일 07시 00분


이규혁.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규혁.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소치올림픽을 빛낸 태극전사 5선

최고의 연기로 마지막을 장식한 김연아
금2·은1·동2개로 다시 선 女쇼트트랙
메달보다 빛났던 이규혁·이승훈의 질주
올림픽 첫 출전 투혼 불사른 컬링자매들


2014소치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에 머물러 동계올림픽 3연속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에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한국 동계스포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피겨 여왕’

4년 전 밴쿠버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연아(24·올댓스포츠)는 소치대회가 은퇴무대였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 김연아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고도 심판들이 러시아선수들에게 점수를 몰아준 탓에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러나 여왕은 의연했다. 편파판정 논란 속에서도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박수를 쳐주며 ‘쿨’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각국 언론은 김연아의 모습을 지켜보며 찬사를 쏟아냈다. 김연아는 갈라쇼를 통해 전 세계 피겨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며 다시 한 번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 ‘빙속 여제’의 신기록 행진

이상화(25·서울시청)는 소치올림픽 개막 이전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4년 전 밴쿠버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녀는 지난해 무려 4차례나 이 종목 세계기록을 수립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과 좋지 않은 빙질에도 불구하고 이상화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스케이팅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의 올림픽신기록까지 작성하며 이 종목 모든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여자 500m에서만큼은 이상화의 적수가 없었다.

● 4년 전 아픔을 이겨낸 여자쇼트트랙

전통적인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은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여러 나라의 견제를 받았다. 상대 선수들의 심한 견제뿐 아니라 판정에서도 불리한 여건에 놓일 때가 많았다. 그러나 소치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선수들은 온전히 기량만으로 금 2개, 은 1개, 동 2개의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박승희(22·화성시청)는 3000m 계주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이 됐다. 4년 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빼앗겼던 계주 금메달을 되찾아오는 등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 이규혁과 이승훈의 감동 레이스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규혁(36·서울시청)은 이번이 올림픽만 6번째 출전이었다. 이규혁은 평생의 소원이었던 올림픽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남자 500m와 1000m에서 혼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였던 1000m에서 그는 이를 악물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끊임없는 도전에 경쟁자인 다른 나라 선수들도 존경의 뜻을 드러냈다. 남자 1만m에 아시아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이승훈(26·대한항공). 4년 전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작은 체격의 아시아선수의 도전에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승훈은 팀 추월에서 값진 은메달로 화답했다.

● 한국을 뒤흔든 컬링 자매들

소치올림픽 직전까지 여자컬링대표팀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이 사상 첫 본선 진출이었지만 워낙 비인기종목이어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라이벌 일본을 격파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3승6패,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여자컬링대표팀의 분전은 컬링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경기방식도 몰랐던 사람들이 이제는 컬링을 직접 해보고 싶다고 할 정도다. 또 기량뿐 아니라 깜찍한 외모로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4년 뒤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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